윤석금 웅진(016880)그룹 회장의 차남 윤새봄(41·사진) 웅진 사업운영총괄 전무가 웅진씽크빅(095720)의 사내벤처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놀이의 발견’ 대표를 맡아 홀로서기에 나선다.
6일 웅진씽크빅 이사회는 최근 사내 벤처였던 ‘놀이의 발견’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사 결정했다. 이에 따라 ‘놀이의 발견’은 웅진씽크빅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국내 유일의 키즈 플랫폼인 ‘놀이의 발견’은 전국의 놀이, 체험학습, 키즈카페 등을 고객과 연결하는 서비스를 지난 2019년 4월 론칭했다. 1년여 만에 회원수 46만명, 누적거래액 80억원, 제휴사는 5,000여곳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매월 신규회원이 4만명씩 유입되고 있는 점도 사업 확대의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눈에 띄는 것은 ‘놀이의 발견’ 초대 대표에 윤 회장의 차남인 윤 전무가 선임됐다는 점이다. 최근 코스맥스(192820)나 한국콜마(161890)와 같이 오너 2세가 기존 사업의 경영에 참여하는 것과 달리 웅진의 경우 기존 사업보다 신사업을 맡겨 오너 2세의 경영 능력을 키우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웅진그룹 차원에서도 기존 사업에다 인공지능(AI) 등을 접목한 아동용 체험·교육시장 등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확보하기 위해 윤 전무를 대표에 앉혔다는 분석이다. 윤 대표는 웅진씽크빅 대표로 재직할 때도 웅진 북클럽을 론칭하고 실리콘밸리의 AI 기업인 ‘키드앱티브’ 투자 등에 과감히 나서는 등 에듀테크 시장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는 “1년 안에 회원 100만명, 2년 안에 회원 3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빅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를 강화하고 신개념 육아 서비스 등 새로운 시너지 상품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놀이의 발견’은 윤 대표가 웅진씽크빅 대표였던 2018년 만들어졌다. 사내벤처의 경우 의사 결정 구조가 복잡해 사업이 도중 좌초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아는 윤 대표는 상암동에 별도 사무실을 내줄 정도로 초창기부터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씽크빅의 한 관계자는 “윤 대표가 시작한 사업인 만큼 애착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룹차원에서도 ‘놀이의 발견’이 웅진의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윤 대표가 직접 챙길 수 있도록 분사와 함께 대표직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놀이의 발견’을 맡으면서 윤 대표의 경영 능력도 시험에 들게 됐다. ‘놀이의 발견’ 성공 여부에 따라 웅진그룹의 후계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앞서 올해 초 윤 대표는 웅진코웨이 인수와 매각작업을 모두 순조롭게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의 형인 윤형덕씨는 화장품 및 건강 기능 식품 회사인 웅진투투럽 대표를 맡고 있다. 윤형덕 대표는 그룹의 지주사인 ㈜웅진 지분 12.97%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 있고 차남인 윤새봄 대표는 12.95%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두 형제의 지분은 거의 같다. 또 ㈜웅진은 웅진씽크빅의 지분 57.8%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고 ‘놀이의 발견’은 웅진씽크빅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놀이의 발견’은 외부 투자유치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조직구성도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벤처기업답게 부장·차장 등의 기존 직급을 없애고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여기어때’ 등 출신 인재를 대거 영입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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