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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는 옛말...‘빅2’가 좌우하는 생활가전시장

올 1분기 LG전자와 월풀간 업계 1위 다툼 치열

'비스포크' 앞세운 삼성전자의 추격도 거세

스웨덴 일렉트로룩스는 매출 급감하며 ‘빅3’에서 밀려나는 모습





TV를 제외한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등의 글로벌 생활가전(백색가전) 시장에서 LG전자(066570)와 월풀 간 양강 구도가 한층 견고해지고 있다. 한때 생활가전 업계의 ‘빅3’로 불렸던 스웨덴 일렉트로룩스의 이익규모가 몇년 새 급감하며 LG전자와 월풀 중심의 ‘빅2’ 구조로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올 1·4분기에 LG전자 생활가전(H&A) 사업부는 5조4,180억 원의 매출과 7,535억 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하며 글로벌 생활가전 업계 1위에 올라섰다. LG전자의 영업이익 규모는 2017년 월풀을 처음 뛰어넘은 후 글로벌 1위 자리를 3년째 유지하고 있으며 매출규모는 지난해 2·4분기에 이어 다시한번 월풀을 제쳤다. 월풀은 올 1·4분기에 43억2,500만 달러(약 5조1,623억원)의 매출과 2억6,000만 달러(약 3,1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에어컨이 많이 팔리는 상반기 실적이 좋은 반면 월풀은 ‘블랙프라이데이’ 효과로 하반기 실적이 좋은 만큼 올해도 이들 업체간 1위 다툼은 치열할 전망이다.

삼성전자(005930)는 북미 생활가전 시장에서 지난해 점유율 1위를 차지한데다 ‘비스포크’ 등 맞춤형 가전제품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아직 이들 선두업체와의 매출 격차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사업부는 산하에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의료기기사업부를 산하에 두고 있지만 각 사업부별 별도 매출 및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월풀이나 LG전자 H&A 사업부와의 직접 비교가 힘들다.

반면 생활가전 시장에서 한때 빅3로 불렸던 일렉트로룩스는 올 1·4분기에 265억7,700만 크로나(약3조2,801억원)의 매출과 1억2,200만 크로나(약 151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하며 이들 선두업체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일렉트로룩스의 영업이익률 또한 0.5%에 불과해 LG전자 생활가전사업부(13.9%)나 월풀(6.0%)과의 격차가 컸다.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는 LG전자와의 격차가 벌어지는데다 중저가 시장에서는 GE의 가전사업부를 인수한 하이얼 등 중국 업체의 추격 때문에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모습이다.





일렉트로룩스의 실적은 지난해부터 확연히 나빠지고 있다. 일렉트로룩스는 2016년(8,509억원), 2017년(9,811억원), 2018년(6,725억원)에는 나쁘지 않은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2019년에는 LG전자 생활가전사업부(1조9,962억원)와 월풀(1조7,883억원)의 5분의 1수준인 3,9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이익이 급감했다. 일렉트로룩스 측은 올 4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영향으로 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급감하며 올 2·4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 분석이 제기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일렉트로룩스는 지난 2016년 GE의 가전부문 인수에 실패한 이후 생활가전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가전제품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작동되는 경우가 많아 정보기술(IT) 기반 업체인 삼성전자나 LG전자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모습이다.

반면 LG전자는 ‘스팀’ 기능을 적용한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의 제품 판매 호조 등을 기반으로 영업이익이 매년 상승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 또한 2016년 7.6%에서 올 1·4분기 13.9%로 두배 가까이 뛰어 올랐다. 특히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혀 프리미엄 시장에서 추가적인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삼성전자 또한 스마트폰·TV 시장 점유율 1위라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활가전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낸다는 계획이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일렉트로룩스의 부진으로 글로벌 생활 가전 시장에서는 LG전자와 월풀의 양강구도가 굳어지는 모습”이라며 “특히 월풀의 연매출이 최근 4년간 23~24조원 사이에서 정체된 반면 LG전자는 같은 기간 17조원대에서 21조원으로 상승한 만큼 향후 연간 매출 규모에서도 LG전자의 1위 등극이 유력해 보인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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