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대기 기간이 6개월이 넘는 인기차종 제네시스 ‘GV80’(사진) 생산을 늘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판매는 꽉 막힌 반면 국내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고객 수요에 대응해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노사는 이날부터 울산2공장 1라인에서 생산되는 제네시스 GV80의 생산량을 월 1,000대 가량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기존 월 4,400대 수준이던 GV80 생산량이 5,400대로 늘어나 고객들의 대기시간이 다소 짧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해당 라인에서 혼류 생산되는 ‘투싼’의 생산량을 줄이는 대신 GV80의 시간당생산량(UPH)를 늘릴 방침이다. 투싼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수출물량이 줄어든 데다 올 하반기 완전변경(풀체인지)을 앞두고 있어 기존 모델 생산을 줄여나가야 한다. 현대차는 이날부터 점진적으로 생산량을 늘려 여름휴가 이전인 오는 7월말까지 조정된 비율로 라인을 운영하고, 주말 특근 등도 더할 예정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는 출시 첫날에만 1만5,000대가 계약됐다. 하루 만에 연간 국내 판매 목표치인 2만4,000대의 절반이 넘는 물량이 팔린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생산차질이 빚어지면서 고객인도가 늦어지고 판매에도 제동이 걸렸다. 실제 GV80는 출시 4개월째인 지난달까지 총 9,115대 출고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현재 자동차가 그나마 정상적으로 판매되는 시장은 내수시장이 사실상 유일한 만큼 대기수요가 많은 신형 ‘G80’, ‘팰리세이드’, ‘그랜저’ 등도 비슷한 방식으로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분간 내수시장 의존도가 클 수 밖에 없어 다른 차종으로 증산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 “노조와의 근무방식 협의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