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경총 회장 "코로나19 지원 필요한 만큼 충분히"

■경총 회장단 회의

내년 이후에도 세계경제 회복 어려워

기업 생존 위해 정책역량 총동원해야

앞으로 탈세계화·보호무역주의 강화 전망

기업 활력제고 위해 법인세 인하 등 절실

1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 회의에서 손경식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경영안정자금과 유동성 지원이 필요한 만큼 충분한 규모로 이뤄져야 합니다.”

손경식(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1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 회장단 회의 인사말에서 “세계 경제가 내년 이후까지도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회복되긴 어려울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손 회장은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과 같은 상황의 호전 없이는 경제활동이 계속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수출입 의존도가 세계 최상위권이고 글로벌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그만큼 실물경제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어 “지금 같은 출혈 경영이 몇 개월 더 지속된다면 많은 기업이 심각한 상황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시점에는 우리 기업들이 경영 위기를 버티면서 살아남아 고용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이 총동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 회의에서 손경식(오른쪽 네번째) 회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총

손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탈세계화’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글로벌 밸류체인(GVC)의 취약성이 노정된 만큼 주요 제조국들은 자국 산업생태계의 자립도를 높이고 지역 내 밸류체인(RVC)을 강화하는 등 소위 탈세계화가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중국 등 경제 대국을 중심으로 자국 이익 방어를 위한 경제전쟁과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될 우려가 높다”고 전망했다. 손 회장은 이 같은 경영환경에 대응하려면 국내생산의 가격, 품질,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국들을 따돌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기업들의 경영활동 활력 제고를 위해 법인세 인하, 규제개혁, 협력적인 노사관계 정립 등이 필요하다”며 “경제계 건의 사항을 모아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지급하고 있는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서는 “자율적 기부도 좋은 취지인 만큼 많은 기업인이 동참하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2월 경총이 정관 개정을 통해 회장단 회의를 공식 회의체로 격상한 후 처음 열렸다. 손 회장을 비롯해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 동현수 두산 부회장, 안병덕 코오롱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민형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