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이 기대되는 ‘알짜’ 국내 중소형주를 골라 큰 비중으로 투자하는 ‘중소형 펀드’가 최근 독주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및 정보기술(IT) 등이 중심이 된 코스닥시장의 반등세는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가총액 10위로 올라선 카카오도 많은 중소형 펀드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상품 수익률을 뒷받침하는 양상이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총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66개 중소형 액티브 주식형 펀드들의 최근 1개월(5월13일 기준) 평균 수익률은 9.38%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4.22%)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사실상 대형주들의 주가 향방으로 성적이 결정되는 인덱스 주식형(3.94%)보다도 앞선 성과다.
통상 중소형 액티브 펀드는 매니저가 중소형주를 골라 펀드 전체 자산 중 약 60%의 비중으로 담아 투자한다. 여기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 우량주와 기타 자산도 함께 편입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굴러간다.
이런 중소형 펀드의 최근 돋보이는 성과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은 코스닥 강세에서 비롯됐다. 실제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7.32포인트(1.07%) 오른 691.53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2월17일 기록한 최고점(692.64)에 다다르면서 코로나19 이후 급락폭을 사실상 완전히 만회한 셈이다. 개인들은 코스닥시장에서 올 들어서만 5조원의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련 치료제 및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IT 등을 비롯한 비대면 분야가 주목을 받으면서 코스닥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우리중소형고배당’을 비롯한 중소형 펀드의 수익률 상위권에 있는 펀드들도 ‘엘앤씨바이오’ ‘NHN한국사이버결제’ ‘KG이니시스’ 등 바이오 관련주와 비대면 서비스 업종의 주가 상승이 펀드 성적에 크게 기여한 모습이 나타난다.
카카오의 강세 역시 중소형 펀드들이 성과를 떠받치고 있다. 실제 중소형 펀드 중 수익률 상위권을 기록하는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 등의 종목 구성을 보면 카카오를 가장 큰 비중으로 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는 커머스·페이·뱅크 등 비대면 분야에서 성장을 이어가며 펀드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날 카카오는 연초 대비 약 40% 상승한 21만6,500원에 마감하면서 시가총액 규모가 18조8,506억원에 도달해 삼성물산(시가총액 18조6,887억원)을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0위(우선주 제외)로 올라서는 성과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시장의 강세와 중소형 종목별 장세를 점치는 전망이 적지 않다. 다만 코스닥시장이 단기간에 급격하게 오른 만큼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바이오·언택트 등 소형주의 수익률 반등이 특히 두드러졌다”며 “당분간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단기간에 급하게 올랐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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