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쇼어링 찬반 갈린 中企 코로나 토론회

"투자·일자리 위한 획기적 정책"

실질적 인센티브 마련 요구속

"해외 실패기업 성공 가능성 낮고

국내기업 역차별 우려" 회의론도

국내 한 수출항구 모습. / 서경DB

“뉴딜정책이 성공하려면 리쇼어링(제조업체 국내 회귀)으로 연결된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선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지 못한다.”(한정화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장)

“(리쇼어링은) 국내에서 버티지 못하고 싼 인건비 보고 해외로 나간 뒤 (사업이) 안되서 다시 들어오겠다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은 국내에서도 성공 못한다.”(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

14일 ‘코로나19 사태, 중소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린 서울 중소기업중앙회 이사회회의실. 중소기업 정책전문가, 정부 관계자, 기업 대표 등 10여명이 중소기업 정책과제, 금융지원 정책제안, 소상공인 및 자영업 정책방안 등 3개 주제를 놓고 열띤 논의를 이어갔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이 깨지면서 미국 등이 자국 산업을 본토 유턴시키는 리쇼어링이 단연 화제에 올랐다. 해법도 다양하게 쏟아져 나왔다.



3개 주제 가운데 중소기업 정책과제를 발제한 김용진 서강대 교수가 “정부는 10년가량 리쇼어링을 추진했는데 국내로 돌아온 기업이 거의 없다”며 비판했다. 김 교수는 “대기업을 따라 해외로 나간 중소기업이 (혼자 스스로) 국내로 돌아올 리 만무한데다 이들 기업은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해외로 나갔다”며 “국내 (리쇼어링) 정책은 너무 복잡하고 인센티브도 없어 기업을 유턴시키려면 기초 설계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코로나19 대책으로 리쇼어링 정책을 잇따라 내고 있지만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지적인 셈이다. 김 교수의 발제가 끝난 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한정화 학회장은 “리쇼어링 정책은 필요하고 현실성을 높이려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쇼어링 정책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찮았다. 중소기업을 대표해 참석한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는 “엄밀하게 말하면 (리쇼어링 기업은) 국내에서 버티지 못해 싼 인건비를 찾아 해외로 나갔다가 거기서도 (사업이) 안돼 다시 국내에 들어오려는 것”이라며 “이런 기업이 국내서 성공을 장담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송 대표는 리쇼어링 정책은 인건비 부담에도 국내서 버텨온 기업들을 오히려 역차별할 수 있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그는 “국내에서 열심히 일하는 기업부터 정부가 상응하는 혜택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겪을 위기가 심각하다며 정부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부분에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금융지원 정책을 제안한 빈기범 명지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대공황 이상의 경제 불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인건비, 임대료와 같은 비용을 줄이는 게 현재 가장 이상적인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임채운 서강대 교수는 “정부가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와 재원 총량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며 금융지원정책의 맹점을 짚었다.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변태섭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실장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과거의 지원정책틀이 유효하지 않다는 고민을 하게 된다”며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을 어떻게 챙길지가 중기부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양종곤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