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앞섰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현대자동차의 원격 전자동 주차(RSPA)를 직접 시험해보기 앞서 든 감정이다. 최근 쏘렌토의 원격 출차와 관련해 문제가 있다는 소문이 온라인을 통해 한창 돌아다닌 탓이다. 사실이라면 취재를 하다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용기를 냈다. 우선 안전을 위해 GV80에서 내린 채 스마트 키를 손에 들고 원격으로 직각·평행주차를 해봤다. 생각보다 꽤 믿음직스러웠다. 내친김에 차 앞에 선 채로 RSPA 기능으로 기자 쪽으로 차를 직진시켰다. 큰 차체가 기자 앞 30㎝ 거리까지 다가오자 식은땀이 흘렀다. ‘이러다 치면 어떡하지’. 순간 자동으로 비상등이 켜지며 GV80이 멈춰섰다.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꽤 쓸만한 기능이라는 판단이 선 순간이었다.
기자는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잠원한강공원과 신사동 가로수길 일대에서 현대모비스(012330) 재무분석차트영역상세보기가 개발해 제네시스 GV80와 G80에 탑재된 최신 RSPA 기능을 체험해봤다. 이날 체험은 현대모비스 관계자가 동행했고 GV80를 통해 진행됐다.
잠원한강공원에서 RSPA 직각 주차를 먼저 해봤다. 일렬로 주차된 차량들 앞으로 GV80를 끌고 간 후 잠시 멈춰 선 뒤,RSPA 버튼을 눌렀다. GV80는 시속 20㎞ 이하로 주행하며 주차된 차량과 차량 사이의 빈 공간을 찾았다. 주차공간을 찾는 인식률은 높았다. 빈 공간을 찾자 곧장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에 빨간색 네모로 둘러 쌓인 ‘P’ 버튼이 떴다. 이 버튼을 누르자 RSPA 시스템은 ‘원격 전자동 주차’를 할지, ‘스마트 주차’를 할지 결정하라고 했다. 원격 전자동 주차는 운전자가 하차 후 스마트 키를 활용해 주차하는 기능이고, 스마트 주차는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한 채로 차량이 조향·차속·변속까지 자동으로 해 주는 주차 보조 시스템이다.
원격 전자동 주차 버튼을 누른 후 기어를 P단으로 체결하고 하차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기자에게 스마트키를 쥐어 주며 ‘전·후진 주차 버튼’ 중 하나를 눌러보라고 했다. 순간 머리 속에 RSPA를 믿어도 될까라는 의구심이 떠올랐다. 망설이고 있는 기자를 눈치 챈 관계자는 “한번 믿고 성능을 직접 보시라”고 재촉했다. RSPA 중 사고가 나도 변상할 수밖에 없다는 마음으로 기자는 스마트키의 주차 버튼을 꾹 눌렀다. 다소 속도가 느리긴 했지만 GV80는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알아서 조향도 해가며 무사히 양 옆의 차량 사이로 직각 주차에 성공했다. 두 발 자전거를 처음 배우는 자녀가 지지해주던 내 손을 떠나 혼자 페달을 밟으며 앞으로 쭉쭉 나아갈 때 모습을 보는 것처럼 감개무량했다. 직각주차에 무사히 성공하자 옆에 있던 현대모비스 관계자도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사람과 달리 RSPA 시스템은 직각주차가 오히려 어렵다”며 “평행주차를 할 때는 차량의 전후방 센서 모두를 활용 가능하지만 직각주차는 후방의 초음파 센서만으로 주차를 진행해 난이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직각주차에 성공하자 일단 마음이 다소 놓였다. 그 찰나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기자에게 주차된 차량에서 5m 가량 떨어진 앞에 서 있어 보라고 했다. 원격으로 차량을 출차할 경우 전방에 차량이나 사람이 있을 경우 센서가 인식해 자동으로 제동하는 기능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아뿔싸’. 며칠 전 유튜브에서 봤던 신형 쏘렌토의 원격 출차 사고 영상이 떠올랐다. 당시 쏘렌토는 앞에 선 사람을 인식 못하고 결국 치어 버렸다. 현대차(005380) 재무분석차트영역상세보기그룹은 관련 차량을 회수해 남양연구소에서 원인을 분석하는 중이다. 불안했지만 현대모비스 관계자가 거듭 “안심해도 된다”고 설득하는 통에 기자는 결국 GV80 앞에 섰다. 스마트키를 통해 차량 시동을 걸고 전진 버튼을 누르자 GV80는 서서히 기자 앞으로 다가왔다.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것 같아 뒷걸음질 치려는 순간 GV80는 비상등을 점멸하며 기자 앞에 멈춰 섰다. 입이 떡 벌어지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게 됐다.
현대모비스의 RSPA 시스템이 세계 1티어 자동차 부품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설명이 고개가 끄덕여졌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우리 RSPA 시스템은 업계에서도 가장 우수한 수준의 주차공간 인식률과 주차감을 구현한다”며 “경쟁사 대비 30% 정도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밀도인 우리나라 주차 환경에서 시스템을 테스트하다 보니 주차공간 인식률 98% 등 경쟁사가 쫓아오기 힘든 정밀성을 갖추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는 오가는 행인과 차량이 많아 주차가 쉽지 않은 신사동 가로수길 일대에서 RSPA 평행주차도 실험했다. 결과는 큰 문제없이 성공. 지나가던 한 행인은 “아니 사람이 내렸는데 어떻게 차가 알아서 자동으로 주차하느냐”며 “이런 차는 얼마에 살 수 있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다만 RSPA 시스템이 아직 1세대인 만큼 개선될 여지도 많다. 현재 RSPA 시스템에는 초음파 센서만 쓰인다. 이 때문에 직각·평행 전자동 주차 시 주변에 차량이 없으면 RSPA 시스템은 먹통이 된다. 상식적으로 주차선만 있으면 차량의 전·후방 카메라를 활용해 주차가 가능할 것 같지만 현실은 아닌 것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앞으로 카메라·레이더·라이다 센서와 센서융합으로 정밀도를 한층 높여나갈 계획”며 “앞으로는 한 단계 진화한 ‘오토발렛파킹’ 기술도 내놓을 예정으로 차량이 탑승자를 목적지에 하차시키고 스스로 공간을 찾아 주차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이후에는 자택과 같은 소규모 주차장에서 오토발렛파킹이 가능할 것으로 보며 공항이나 대규모 쇼핑센터에서는 2023년 이후 도입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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