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도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모아서 활용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문일철(사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는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0년 제1차 전통제조업위원회’에서 ‘클라우드 기반 실시간 생산관리 시스템’이란 주제 강연을 통해 국내 중기 직원들의 인식 변화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교수는 “중소기업 직원들이 단순히 일꾼 마인드만 갖고 일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움직이면서 제조 과정에서 무수히 발생하는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가 말하는 데이터는 바로 작업 계측 데이터, 생산 진도 표시, 생산라인을 담은 각종 사진 등이다. 이런 데이터들을 분석하면 결국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특히 문 교수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며 데이터를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기업들이 데이터를 쥐고 있으려고만 해도 안된다”면서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 실제 제조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분석해 현장에 적용하는데 초점을 맞추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거창한 표현보다는 현장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접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 지원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도 드러냈다. 문 교수는 “정부가 최근 스마트공장 구축 같은 지원 사업에 나서고 있는데 제조실행시스템(MES) 지원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근 20년 전부터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다만 지원 과정에서 나눠먹기식 정책자금 배분은 없는 지, 실제 제조업체가 아닌 소프트웨어 제공업체만 이익을 본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그는 우리 제조 산업의 미래를 밝게 바라봤다. 문 교수는 “우리나라는 반도체 등 첨단 기술도 강하지만 전통 제조산업도 경쟁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흔히 국내 제조업을 ‘샌드위치’ 신세에 비유하곤 하는데 달리 보면 하기 여하에 따라 아직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특히 독일을 국내 중소업체의 롤모델로 제시했다. 문 교수는 “독일산 제품이라고 하면 품질에 대해 흠잡을 게 없고 근로자도 한 명 한 명이 장인정신을 갖고 일한다”며 “우리 중소업체도 이렇게 담금질해 나가야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정한성 전통제조업위원회 공동위원장 겸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전통제조업은 국가 경제의 근간이지만 현재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어 국가적 관심이 필요하다”며 “중소제조업계도 스마트 팩토리 적용 등 대책을 마련하고 더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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