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일 주가가 급등하며 증시를 이끈 인터넷·2차전지 관련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자 경기민감주로 꼽히는 조선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지난달 이후 반등장에서 소외됐던 철강·건설 등 경기민감 업종으로 ‘순환매’ 양상이 나타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역대 최대 규모의 ‘팔자’에 나서자 개인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는 등 치열한 매매 경쟁이 펼쳐졌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미포조선(010620)은 전일보다 3,600원(11.67%) 오른 3만4,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중공업(010140)(11.53%), 대우조선해양(042660)(10.70%), 한국조선해양(009540)(8.04%)도 급등세를 탔다. 동성화인텍(033500)(8.14%), HSD엔진(14.46%), 한국카본(017960)(6.51%), 삼강엠앤티(100090)(6.77%) 등 조선기자재 업체들도 일제히 강세로 마감했다.
반면 이번 달 들어 급등세를 보이던 인터넷·2차전지주는 조정세를 나타냈다. 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는 각각 4.39%, 3.52%씩 하락하며 6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일 각각 11.49% 6.29%씩 오른 삼성SDI(006400)(-5.93%), LG화학(051910)(-4.47%) 역시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한 전일 철강·건설업종이 강세를 보인 데 이어 조선업종도 급등세를 보이면서 경기민감주로의 순환매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특히 조선주는 지난주 말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담당 국무장관이 우리나라 조선소를 통해 LNG 운반선 100척을 다음달 내에 구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 상승 재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카타르 프로젝트의 규모 자체가 커서 (국내) 메이저급 조선소는 다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국내 업체가 수주하면 그에 맞춰 한국카본과 동성화인텍·HSD엔진 등도 기자재를 수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가가 강세를 띤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날 외국인과 개인이 치열한 ‘난타전’을 벌였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닥에서 역대 최대인 2,91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4,285억원을 사들이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개인의 이날 순매수 금액은 지난 2018년 1월9일(4,339억원) 이후 최대 규모로 역대 3위 기록이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순매수 금액은 2,04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 역시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순매도 금액은 1,993억원에 달했다. 외국인의 경우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낀 반면 개인은 인터넷주 등이 단기조정을 받자 코스닥시장에서 또 다른 투자 대상 물색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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