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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산업 죽이겠다는건가"...'총량제 폐지' 반기 든 업계

공개성명 통해 폐지 중단 촉구

"캐릭터 등 부가수익 창출 막아"

정부가 KBS 등 지상파 방송이 신규로 제작된 국산 애니메이션을 전체 방송시간의 0.3%~1%를 의무적으로 편성하도록 규정한 ‘총량제’ 폐지에 나서자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가 “즉각 중단”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27일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와 한국애니메이션산업협회 등 8개 애니메이션 관련 단체로 구성된 한국애니메이션발전연합은 성명서를 내고 “총량제가 폐지되거나 축소되면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 산업의 존립 기반이 위협받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공정위는 지상파의 애니메이션 편성 ‘총량제’가 경쟁제한적 규제개선 추진과제로 결정하고 해당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에 관련 법 폐지 검토를 공식 요청했다. ★본지 5월18일자 16면 참조

지상파 등의 편성 총량제는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의 진흥을 위해 지난 2005년 도입됐다가 2012년 종편채널과 애니메이션 전문PP로 확대됐다. 협회 관계자는 “총량제 실시후 하청 제작 위주의 애니메이션 산업 구조가 창작 기획 중심으로 발전한 데다 캐릭터 상품, 완구, 게임 등 부가사업을 통한 수익창출로 이어지고 있다”며 “총량제 때문에 그나마 뽀로로나 라바, 로보카 폴리 등과 같은 국산 애니메이션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열악한 여건의 국산 애니메이션이 총량제 때문에 해외 수출이나 캐릭터 상품, 완구 등으로 부가수익을 올릴 수 있었는데, 총량제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면 창작 애니메이션 산업의 존립기반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협회는 “총량제를 없애고 신규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이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대체된다면 방송사들은 저비용의 스튜디오 프로그램 제작·편성에 집중할 것”이라며 “해외수출 등 에 기여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산업을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공정위는 방송 환경이 급변하면서 온라인비디오(OTT) 등을 통해서도 국산 애니메이션이 충분히 제공되는 만큼 지상파에만 의무편성을 강제하는 것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상파 역시 매년 적자 폭이 커지는 협찬광고가 붙지 않는 국산 애니메이션을 줄이고 인기를 끌 만한 아동용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공정위의 요청을 받은 방통위는 여론 추이 등을 지켜보며 관련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내부 협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최종 결정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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