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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신용등급 강등 OCI, 산은 업고 회사채 발행

신용등급 A+ → A로 하락했지만

'부정적' 꼬리표 떼 불확실성 해소

700억 중 산은 280억 인수 확정

OCI 군산공장. /OCI 홈페이지




OCI(010060)가 신용등급 강등 이후 처음으로 시장성 자금조달에 나선다. 신용도는 A+에서 A로 한 단계 하락했지만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꼬리표를 뗀 것이 오히려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OCI는 오는 25일 7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우량 등급으로 쏠리는 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희망금리밴드 상단은 민평금리 대비 90bp(1bp=0.01%포인트)까지 확대했다.

미매각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산업은행이 대표주관사로 나서 280억원어치 물량을 인수한다. KB증권(100억원), NH투자증권(100억원), 한국투자증권(70억원)도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렸다. 키움증권(50억원), 미래에셋대우(50억원), DB금융투자(50억원)도 인수단으로 참여해 일부 물량을 가져간다.



OCI는 반도체 웨이퍼나 태양전지 부품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회사다. 군산공장 증설, 일본 도쿠야마의 말레이시아 공장 인수 등 활발한 투자를 통해 지난해 기준 세계 2위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회사는 그간 우량한 사업 안정성을 바탕으로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아 필요한 현금을 조달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폴리실리콘 업황이 꺾이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하자 원활하던 자금조달도 삐걱대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에는 1,500억원 증액을 목표로 사전 청약을 받았으나 1,430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같은 시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꿔 달았다.



지난해에는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6.3% 감소한 2조6,000억원, 당기순손실은 8,093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상반기 말 1조원이 넘던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4,800억원대로 급감했다.

신용등급도 한 단계 내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글로벌 경기둔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에 따른 수요 위축이 예상된다”며 “약화된 영업현금 창출력으로 재무 안정성 회복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신용등급 변동성이 해소됐다는 점이 투자 수요 확보에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채 주요 투자자인 기관들은 향후 등급 하락 가능성이 큰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기업들을 기피한다. 포트폴리오 편입 이후 등급이 떨어지면 평가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대규모로 인수해주고 나머지 물량은 높은 금리 매력으로 리테일 수요로 소화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회사의 수익성 개선 노력으로 중장기적인 펀더멘털 개선도 기대되는 만큼 일부 기관에서도 참여 의사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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