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레니게이드’가 한층 조용해져 돌아왔다.
지난달 23일 지프 ‘레니게이드 리미티드 1.6 터보 디젤 FWD’ 화이트 모델을 김포시 일대에서 시승했다. 지프는 지난해 가솔린 모델과 디젤 2.0 모델을 내놓은 데 이어 올 초에 디젤 1.6 모델을 출시하며 고객 선택 폭을 넓혔다. 다운사이징 엔진을 얹으며 연비가 대폭 개선됐고 문제로 지적되던 풍절음도 개선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6 모델은 기존의 야성미를 덜어내고 실용성을 더했다.
외관과 실내는 익숙한 레니게이드 모습 그대로였다. ‘세븐-슬롯’ 그릴과 원형 모양의 LED 헤드램프에서는 얼핏 ‘랭글러’의 모습도 묻어났다. 랭글러와 레니게이드 고객은 결이 비슷하다는 지프코리아 측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실내를 살펴봤다. 단단한 플라스틱과 우레탄 재질 소재는 멋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묵직함이 마음에 들었다. 2열까지 쭉 뻗은 널찍한 파노라마 선루프도 마음에 쏙 들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 선루프가 이 정도로 큰 모델은 드물다. 레니게이드로 차박을 한다면 밤하늘 보기는 참 좋을 것 같다.
시동을 걸었다. 열어둔 운전석 창문을 타고 1.6ℓ 터보 디젤 엔진의 걸걸한 소리가 들려왔다. 다운사이징 엔진을 얹은 모델이어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엔진음을 들으니 ‘역시 지프는 지프’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속페달에 발을 얹고 본격적으로 주행에 나섰다. 당연한 얘기지만 최고 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2.7㎏·m의 1.6ℓ 디젤 엔진은 기존 레니게이드 2.4ℓ 가솔린 모델, 2.0ℓ 디젤 모델에 비해 힘이 부족했다. 다만 디젤엔진 특유의 두터운 토크감 덕분에 초반 가속력은 나쁘지 않았다. 반가운 점은 기존 모델에서 짜증스러울 정도였던 풍절음이 사라진 점. 과거 ‘뉴 지프 레니게이드’ 리미티드 하이 2.0 AWD 모델을 시승할 당시에는 시속 55㎞만 넘어도 앞좌석으로 풍절음이 들려왔던 것과는 큰 차이가 느껴졌다. 시속 100㎞로 달려도 외부에서 들려오는 풍절음이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다운사이징 엔진을 탑재한 만큼 연비도 만족스러웠다. 공식 복합연비는 리터당 15.6㎞. 정체가 많은 도심주행과 고속주행을 반복한 결과 실제 주행에서는 리터당 17㎞까지 나왔다.
종합하면 레니게이드 1.6 모델은 지프의 거친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실용성을 갖춘 균형감이 좋은 차량이다. 평일에는 출퇴근용 차량으로 타다가 주말에는 훌쩍 떠나고 싶은 도시인들에게 이보다 매력적인 차량은 찾기 힘들어 보인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