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배제해주면서 일부 효과를 봤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4~5월 급매물이 나오면서 주변 집값을 눌러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당초 계획과 달리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이 20대 국회에서 막힌데다 이달 들어 ‘절세용 급매물’이 자취를 감춘 점, 다시 시장 불안 조짐이 보인다는 요인들을 고려해 6월 말로 종료하기로 했다. 특히 정해놓은 시점에서 추가로 연장할 경우 시장을 풀어주는 것처럼 보여 ‘더 버텨도 되는구나’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고려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4월 18억9,300만원에 거래됐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5월에는 전고가에 근접한 21억5,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12월 28억3,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한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94㎡ 또한 올 4월에는 24억4,000만원까지 하락했으나 5월 26억원에 실거래되며 반등하는 모습이다. 강남의 한 부동산 대표는 9일 “4월 말까지만 해도 급하게 정리하려는 다주택자 매물들이 몇 개 있었다”면서도 “이제 종부세·재산세는 피할 수 없는데다 양도세 중과 배제도 사실상 힘들어져 집주인들이 해당 매물들을 거둬들였다”고 말했다. 3~4월께는 세금을 피하기 위해 초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전고가 대비 3억~5억원 내린 급매물들이 나왔지만 현재는 실거래가와 호가 모두 전고가에 다가가는 양상이다.
급매물이 대부분 정리되면서 강남 3구 등 초고가 아파트값은 당분간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는 상태로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예측이다. 9억원 이상 주택 대출 규제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으로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센터 부장은 “당분간은 시세보다 크게 내린 급매물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출 규제 등으로 고가 아파트의 가격이 오르기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 말했다. 전셋값 상승 등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강남 3구 아파트 시장은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시장을 교란하는 이상거래나 불법 거래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지금 절세용 매물들이 다 팔리면서 당분간은 급매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각종 규제 등으로 사업이 어려워진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하반기에 다시 한 번 급매물이 나올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권혁준기자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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