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다음달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아 자금을 조달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앞두고 벌써부터 ‘승자의 저주’라는 평가가 뒤따르는 가운데 매수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다음달 13일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중이다. 수요예측은 7월 6일로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이 주관한다.
만기구조는 시장 수요가 가장 많은 3년물과 5년물로 나눴다. 다음달 17일 만기가 돌아오는 1,400억원 규모 회사채 차환 목적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매수 수요가 많을 경우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 가능성도 열어뒀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앞두고 벌써부터 회사의 재무상황에 대한 우려가 짙다는 점이다. 최근 회사는 매도자인 산업은행과 인수 조건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HDC현산에 유리한 조건으로 변경된다 하더라도 부담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먼저 대규모 인수자금 부담으로 HDC현산 신용도의 주요 평가요소인 영업실적 변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 유동성과 재무적 여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변동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악화된 항공업황을 감안할 때 연결 재무지표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같은 내용을 반영해 HDC현산을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 현재 회사의 신용등급은 12개의 신용등급 중 5번째인 A+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발행까지 아직 시일이 많이 남은 만큼 그 안에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다행”이라며 “HDC현산의 자체적인 재무역량은 건설사 중 우량한데, 문제는 아시아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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