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회사채 만기도래 등으로 자금 사정이 급박한 기업들에 신속한 지원이 이뤄지게끔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기업어음(CP)·단기사채 매입 기구인 ‘SPV’를 조속히 출범시켜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대한상의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정부가 잇따라 내놓고 있는 안정화 대책들에 힘입어 시장 불안이 다소 진정되는 효과가 있었다”며 “다만 채권시장안정펀드, 회사채담보부증권(P-CBO) 발행지원 등의 조치들은 우량 회사채와 CP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비우량채 시장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A등급 이하 저신용 등급 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으로 회사채·CP뿐만 아니라 은행대출 자금조달도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의는 “정부가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 안정기금을 설치하기로 하면서 ‘국민경제, 고용안정 및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조선·항공·해운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이 업종의 기업들이 저신용 등급 회사채 시장에 많은 상황에서, 지원범위를 저신용 등급으로 확대하는 조치는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신용등급 기업의 자금갈증을 풀어주기 위해서 정부는 지난 5월 ‘저신용등급 회사채·CP·단기사채를 매입하는 SPV 설립방안’을 내놓았다”며 “그러나 SPV 재원조달에 필요한 조치들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SPV의 출범과 가동시기가 언제가 될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또 올해 민간부문의 자생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지속적인 기업 금융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상의 경제성장 기여도 분석에 따르면 2019년 경제성장률 2.0% 중 정부가 1.6%포인트, 민간이 0.4%포인트를 담당했지만 올해는 정부 기여도가 1.2%포인트, 민간은 -1.4%포인트로 민간부문 기여도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의 자금 사정을 보여주는 지표인 기업 자금 사정 BSI는 11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만큼 어려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민경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저신용 포함 회사채 매입기구(SPV)를 통해 그동안 기업 금융지원 대책의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비우량채 시장을 지원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6월 중 자금수요가 몰려 있는 기업들에 실질적인 금융지원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SPV 출범이 늦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힘을 합쳐 필요한 조치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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