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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2,700만원' 무명의 끝내기…한화 18연패 끊었다

두산에 7대6 승, 19연패 불명예 신기록 피해

올해 1군 데뷔한 노태형 9회말 2사 후 결승타

2014년 거의 꼴찌로 입단, 최저연봉 받으며 기회 잡아

노태형이 14일 한화의 18연패를 끊는 끝내기 안타를 때린 뒤 만세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7회 역전 득점에 성공한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는 이용규. /연합뉴스


역대 프로야구 최다 연패라는 불명예 신기록 문턱에서 9회 말 2사에 결승타가 터졌다.

한화 이글스가 극적으로 프로야구 최다 연패 신기록 작성을 피했다. 한화는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재개된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7대6으로 이겼다. 9회 말 2사 1·2루에서 올해 1군에 데뷔한 노태형(25)이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상대 투수 함덕주의 폭투로 2·3루가 된 가운데 2볼-2스트라이크에서 노태형은 6구째를 받아쳐 끝내기 좌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노태형은 6회에 대타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한화를 수렁에서 건져냈다.

지난달 23일 NC 다이노스전부터 18연패를 당하며 삼미 슈퍼스타즈(1985년)와 함께 최다 연패 타이 기록팀이 된 한화는 이로써 19연패 신기록을 가까스로 면했다. 1998년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1무 포함)의 18연패 기록도 넘어서지 않았다.

한화는 지난 7일 단일 시즌 구단 최다 연패 신기록인 14연패를 기록하자 한용덕 감독을 경질하고 최원호 2군 감독을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앞서 6일 경기 직전에 코치진을 1군에서 내리는 극약 처방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 한 감독과 구단 간 불화가 조명되기도 했다. 최 대행은 30대 베테랑 9명을 포함해 총 10명을 2군으로 내리는 결단을 내렸다.



전날 두산전이 우천으로 서스펜디드 선언되면서 한화는 이날 3대4로 뒤진 채 3회 말 공격부터 시작했고 4회에 동점을 만든 끝에 드라마를 썼다. 4대5로 다시 뒤진 7회 1사 1루 때는 주장 이용규가 몸쪽 공을 피하지 않고 맞아 기회를 만드는 투지도 보였다. 결국 정은원이 싹쓸이 2루타를 터뜨려 경기를 뒤집었다. 8회 동점을 허용했으나 9회에 이용규가 볼넷, 김태균이 고의 4구로 걸어나가면서 기나긴 연패 탈출의 실마리를 잡았다. 서스펜디드 경기는 경기 시작 시점을 공식 기록으로 삼는 규정에 따라 한화의 연패 탈출은 14일이 아닌 13일로 기록됐다.

노태형은 한화의 열성팬이 아니면 알기 힘든 무명선수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04번째인 거의 꼴찌로 입단한 이후 시즌이 끝날 때마다 방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그의 올해 연봉은 프로야구 최저인 2,700만원이다. 군대도 상무나 경찰청 야구단이 아닌 현역 육군으로 들어가 11사단에서 근무한 노태형은 2군에서 기회를 엿보다 지난 5월20일에 입단 후 처음으로 1군에 ‘콜업’됐다. 이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해 2군으로 다시 내려간 뒤 이달 10일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에서 재차 부름을 받았다.

노태형은 1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군 첫 안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로 활약하더니 14일 대타로 출전해 역사적인 끝내기 적시타를 때려냈다. 적시타 직후 헬멧을 집어던지며 포효한 그는 “그동안 꿈꿔왔던 순간이다. 믿기지 않는다”며 감격해 했다.

최 감독대행은 “전임 감독님께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 시즌 중에 사임하게 돼 팀의 일원으로서 상당히 송구스럽다”며 “갑작스럽게 1군에 올라온 뒤 여러 시도를 하면서 연패를 끊으려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 나도, 선수들도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연패를 끊었기에 이제 좋은 경기가 계속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 감독대행은 “긴 연패 기간 끊임없이 성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 신바람 나는 야구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한 뒤 “마지막 타석의 큰 부담을 이겨낸 노태형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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