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기업존속에 빨간불이 들어온 쌍용차에 ‘채찍’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주저하는 HDC현대산업개발에는 ‘당근’을 들고 나섰다. 쌍용차에 지원을 하려면 노사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야 하고 현산에는 많은 조건을 변경할 수 있으므로 일단 만나자고 했다. 특히 쌍용차는 한상균 전 민주노총위원장 등 마지막 복직자들이 지난달 복직을 했는데, 한 달을 겨우 넘긴 시점에 산은은 자구노력을 요구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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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쌍용차 노사, 죽으려 하면 살 것” 내달 만기 900억은 연장 시사
이 회장은 쌍용차 노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쌍용차 노사는 지난 4월 올해 임금을 동결했는데 임금 삭감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어느 정도의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뜻 아니냐는 추론도 나온다.
이 회장은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도 그동안 최선을 다해 고맙다”면서도 “다만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기를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외국계 차입금이 마힌드라와 함께 쌍용차에 들어가 있는데 만기가 6월부터 도래한다”며 “이에 대한 연장이 시급해 계속 대주주 측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기관과 협의가 된다면 다음달 만기인 산은의 900억원 대출도 회수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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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60년대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현산,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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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산이 충분한 자료를 못 받았다는 주장은 짚고 넘어갔다. 그는 “현산이 아시아나로부터 세부적인 자료를 못 받았다고 하는데, 다 줬다”며 “현산 측이 제시한 이슈에 대한 설명자료를 현산에 다시 송부했다”고 전했다. 또 “더불어 현산의 공문에 의문이 드는 점이 있어 재질의 공문을 보낸 상태”라며 “제일 중요한 것은 상호 신뢰다. 산은은 현산을 아직까지 신뢰하고 있고 현산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1960년대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편지로 하면 좋은 영화 거리가 될 수 있겠지만 만나면 진지한 논의를 할 수 있을 테니 협의를 했으면 좋다”며 “현산도 내가 어디 있는 줄 알고 있고, 언제든 찾아오면 된다”고 대면협의를 촉구했다.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이르면 다음 달 초 기안기금으로 올해 부족한 8,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실현되면 총 2조원이 투입된다. 송현동 부지 매각에 대해서는 지연이 돼도 대한항공과 채권단이 맺은 약정을 이행하는데 큰 문제가 안 될 것으로 봤다. 최대현 부행장은 “매각이 빨리 안 되더라도 다른 부분으로 보완이 되도록 약정을 했다. 매각이 지연돼도 약정에 피해를 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내년 말까지 2조원의 자본확충을 하기로 채권단과 약정을 맺었다. 1조원의 유상증자와 다른 사업부문 매각 등으로 송현동 부지 매각이 지연돼도 2조원을 마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최 부행장은 “대한항공이 다음달 말까지 외부 컨설팅을 할 것”이라며 “회사 내에 갖고 있는 사업부 매각에 대해서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이 기내식·마일리지·항공기정비 사업 등 알짜사업부 매각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산은 측은 대한항공 경영권 분쟁에 대한 대책에 대해서는 “경영권 안정화를 이루겠다는 확약서를 받아놓았다”며 “추이를 계속 관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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