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공유주방에는 개인 사업자만 들어왔어요. 하지만 이제는 법인 규모의 외식업체들이 입점하고 있습니다. 배달 음식에 대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본 것이죠”. 과거에 공유주방이 소규모 창업을 꿈꾸는 외식업계 ‘초년생’의 등용문에 머물렀다면 현재는 수익성을 인정 받아 대규모 프랜차이즈의 입점이 시작됐다는 뜻이다. 실제 고스트치킨에는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한 도제를 비롯해 국대떡볶이 등 다수 프랜차이즈의 직영점과 가맹점이 둥지를 텄다.
22일 서울 서초 고스트키친 본사에서 만난 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는 “코로나 전후로 가장 큰 변화는 계약 주체로 법인이 늘고 있다는 것”이라며 “코로나19로 배달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이는 배달 음식을 고급 외식 브랜드처럼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유주방 업계 최초로 대규모 기관 투자를 이끌어낸 고스트키친은 현재 5호점을 오픈했고 연내 10호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대표는 “몸집이 큰 전국구 프랜차이즈 본사도 입점 의사를 타진하면서 공유주방 오픈과 동시에 공실률이 거의 없다”고 자신했다.
최 대표의 자신감과는 달리 공유주방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는 목소리도 많다. 여전히 공유주방이 임대업 기반인데다 마땅한 수익구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최 대표는 “쿠팡이 물류혁신을 통해서 이커머스를 발전시킨 것처럼 배달 음식의 최종 단계도 공유주방 함께 이뤄지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유주방은 임대업을 더해 IT 기술의 결합이 핵심”이라며 “IT 기술을 통해 배달의 혁신이 가능하다. 물류 혁신이 이커머스 업계의 화두인데 공유주방은 음식을 만드는 공장인 동시에 물류 허브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주방 공유에 그치지 않고 축적된 배달 데이터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배달 지원이 가능하고 배달사업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진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공유주방 업계의 발전을 위해 정부의 인식개선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스트치킨은 자영업자와 중소 외식업체를 싼 값에 입점시키며 상생하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대출 과정에서 ‘부동산 임대업에 돈을 빌려줘도 되겠느냐’는 의구심을 받고 있다”고 토로하며 “정부의 정책자금을 대출 받는 데 있어서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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