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보원요원의 정규직화 논란에 휩싸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 중소기업 계열 면세점 직원들의 희비가 엇갈립니다.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적자가 예상됨에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처우를 개선하는 데 반해 인천공항 내 중소 면세점은 적자 누적으로 9월1일부로 영업 중단도 검토할 정도로 직원들의 사기가 바닥까지 갔기 때문입니다.
외주직원은 인천국제공항공사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이 중소 면세점 직원들 중에서도 상당 부분 외주 직원이 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같은 근로자임에도 서로 다른 규제와 정책, 시장 논리가 적용되는 까닭입니다.
이 면세점은 중소기업 계열 시티면세점입니다. 2015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DF10 구역 면세사업권을 따내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해외 여행 수요 증가로 면세점 사업도 활황을 보였습니다. 지난해만 800억원 가까운 매출울 올렸습니다. 신라, 롯데 등 대기업 계열 면세점과 치열한 경쟁에도 직원들은 그간 성장하는 산업에 있다는 생각에 박봉에도 버티며 일했습니다.
그러다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졌습니다. 매출은 급감했습니다. 앞으로 전망도 불투명합니다. 더 운영하면 인건비 등 운영비만 나가 회사가 휘청일 수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시티면세점은 앞으로 5년 더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었는데 9월 영업종료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티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계약 연장 논의 중”이라며 “영업종료는 현재로썬 크게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천국제공항 내 시티면세점 직원은 60명 가량입니다. 인천공항공사처럼 인천공항 내 시티면세점에도 외주 직원이 있습니다. 외주직원까지 합치면 100명 정도 됩니다.
영업종료가 되면 정직원들은 9월 이후 본사로 갑니다. 일부는 퇴사 준비를 할 직원도 있을 겁니다. 그것도 그런데 이 면세점의 외주직원들은 어떻게 될까요. 시티면세점의 정직원과 외주직원의 관심은 정부의 눈 밖에 있습니다. 사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시티면세점엔 시장 논리가 적용되고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들에겐 정책 논리가 적용된 탓입니다. 가장 보호받아야 할 사람은 시티면세점의 외주 직원일 텐데도 서로 다른 ‘룰’에 각 기업 직원들의 희비가 엇갈립니다. 공정의 가치는 고용주에 따라 달라지는 걸까요.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