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헬스케어와 정보기술(IT) 플랫폼 등 신산업의 점유율이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동차·철강·기계장비·은행 등 전통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저히 떨어졌다. 코로나19라는 변곡점을 계기로 구경제가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신산업이 본격적으로 주목받는 ‘지각변동’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섹터지수에 포함된 428개 종목 중 헬스케어·인터넷·게임·미디어 등 신산업 부문의 시가총액은 305조2,000억원(6월26일 종가 기준)에 달했다. 이는 6개월 전인 지난해 12월30일(203조5,000억원)에 비해 49.9%나 급증한 액수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코스닥시장 대표종목들을 섹터(산업)별로 모아 KRX섹터지수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자동차·기계장비·건설·철강·은행·보험 등 전통 제조 및 금융업종의 합산 시총은 같은 기간 314조1,000억원에서 245조8,000억원으로 21.7%나 쪼그라들었다. 결국 올 들어 신산업 대표주들의 시총이 100조원가량 증가한 사이 구산업은 70조원가량 급감한 셈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로 실제 순이익·현금흐름에 영향을 받은 업종은 시총이 줄어든 반면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가치주보다는 성장주에 주목하는 경향이 가속화됐다”며 “코로나19라는 위기가 있기 전에는 어떤 종목이 유망한지, 혹은 어떤 종목의 신용 리스크가 더 큰지 구분되지 않았지만 바이러스 리스크를 계기로 신산업과 그렇지 않은 산업 간의 구분이 한층 명확해졌다”고 분석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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