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테크놀로지그룹(000240)이 장중 한때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조현범(사진)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이 아버지인 조양래 회장의 지분을 모두 받게 되면서 형인 조현식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주식시장에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전 거래일보다 700원(5.71%) 오른 1만2,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전10시 직전에 가격 상승 제한폭인 1만5,9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자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는 장중 25.37%나 올랐으나 종가는 전날 대비 4.23% 오른 2만4,650원에 그쳤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급등세를 보인 것은 3세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전날 조 회장은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을 통해 자신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모두 조 사장에게 넘겼다. 조 사장은 지분율 42.9%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러나 조 부회장이 조 사장과 경영권을 두고 지분 갈등을 벌일 수 있다는 전망에 주가 급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특히 조 부회장이 누나 조희원씨와 손을 잡고 조 사장과 대립한다는 시나리오가 부각됐다. 조 부회장과 조씨의 지분율은 각각 19.32%, 10.82%로 둘을 합치면 30.74%다.
지분율 7.74%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특히 조 사장이 납품업체로부터 6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국민연금이 조 사장 편을 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실제로 한진칼은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이의 ‘남매 갈등’이 부각되면서 2월11일 3만9,600원에서 주주총회 직전인 3월4일 8만4,700원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다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측에서는 “형제경영을 이어간다는 사실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누나 조씨 역시 중립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