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의 대가로 잘 알려진 하워드 막스(사진)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이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주식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막스 회장은 자신이 창업한 자산운용사를 통해 약 14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월가에서 ‘구루’로 통하는 인물이다.
막스 회장은 이날 한국투자공사(KIC) 창립 15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화상강연을 통해 “현재 글로벌 증시 상승세는 낙관주의에 기대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격적 투자보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월 말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증시 반등은 코로나19 사태 진행에 비해 너무 빠르게 일어났다”며 “앞으로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밸류에이션)이 높아지고 호재가 등장해도 당장의 리스크를 모두 보상하기에는 미흡하다”고 말했다.
막스 회장은 또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증시가 오르는 주요 이유는 투자자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재무부를 상당히 신뢰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실탄이 바닥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고 당장 자금도 충분해 채권 매입 능력의 제한은 없어 보인다”며 “투자자들 역시 기회를 상실하는 게 손실을 보는 것보다 더 큰 위험이라고 생각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공격적 투자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코로나19 2차 확산의 가능성이 있고 연준과 미 재무부의 재정정책도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백신 개발이 지연되거나 주요 국가의 재정건전성 악화 등도 위협요인이다. 막스 회장은 “연준이 실패하지는 않겠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정책이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며 “연준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지만 건전성까지 담보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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