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가 민주노총의 떼쓰기에 발목이 잡혀 결국 무산됐다. 이로써 민주노총·한국노총·경영계가 참여하는 ‘22년 만의 완전한 사회적 대타협’은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처음 제안하고도 합의의 판을 깨버린 민주노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무총리실은 1일 오전10시15분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이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당초 총리실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이날 오전10시30분 협약식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의 불참으로 협약식을 진행할 수 없었다.
민주노총 소속 비정규직 조합원 등 강경파가 노사정 합의에 반대하며 김 위원장의 총리공관행을 막았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노사정은 지난달 29일 부대표급 회의를 열어 사회적 대화 합의문 초안을 만들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중앙집행위원회를 지난달 30·31일 이틀 연속으로 개최했지만 합의문 추인에 실패하면서 일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이 직을 걸고 직권으로 합의문에 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이날 강성 조합원들이 김 위원장의 공관행을 막으면서 최종 무산됐다.
노사정이 합의문 서명이 좌절되면서 총리실도 당황하고 있다. 국무총리실은 “노사정 간에 좀 더 지혜를 모아보겠다”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의 뜻에 따라 상황을 일단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노총의 참여도, 합의문 폐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민주노총을 뺀 ‘5자 합의’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한국노총은 논평에서 “이 대화를 처음 제기한 정부와 민주노총은 사회적 대화가 희망을 주지 못하고 소모의 시간으로 끝난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잠정 합의한 내용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재현·윤경환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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