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젠투파트너스는 이날 ‘코리아크레딧펀드’에 대해 국내 증권사·은행 등 판매사에 환매 연기를 통보했다. 이 펀드는 국내에서 약 3,000억원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만기가 돌아온 아시아앱솔루트펀드 일부에 대한 환매 연기 방침도 전달한 바 있다. 아시아앱솔루트펀드는 국내에서 총 9,000억원이 팔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젠투파트너스의 펀드는 신한금융투자(3,990억원)가 가장 많이 팔았으며 키움증권(약 2,000~3,000억원), 삼성증권 (1,400억원) 등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졌다. 이외에도 우리은행·하나은행·한국투자증권 등을 통해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펀드가 국내서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만기가 아직 남아있는 다른 펀드들 역시 사실상 전면 환매 연기가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운용사가 환매 연기를 선언한 이유는 현지 금융회사와 맺은 운용자산(AUM) 트리거 조항 때문이다. 이는 운용사의 보유 자산이 일정 규모 이하로 떨어지면 펀드에 레버리지를 일으켜준 금융회사가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펀드들이 투자한 우량 채권에는 문제가 없지만 만기가 도래한 펀드를 환매해주면 대출회수 요건에 해당할 수 있어 운용사가 환매를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일부 증권사가 판매한 최대 5배의 레버리지 펀드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나머지 펀드 환매에까지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단 편입자산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해외 운용사에서 벌어진 일이라 국내 판매사들이 펀드의 구조나 운용사의 담보 제공에 관련한 법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데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젠투펀드에서 국내 판매한 펀드는 아시아앱솔루트리턴·KS코리아크레딧펀드 등으로 우량 채권에 투자하지만 일부 펀드는 레버리지를 일으켜 수익률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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