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을 갓 졸업하고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 김서경(가명)씨는 2,000만원의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시중은행에 문의를 했다. 그러나 신용점수가 685점으로 1금융권인 시중은행에서는 대출이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 씨는 일찍부터 국민연금을 납부해 와 이 같은 사실에 신용도에도 반영이 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거의 반영이 안 됐다. 결국 김 씨는 2금융권인 저축은행을 찾아 연 15%의 금리를 감수하고 대출을 받아 연간 300만원의 이자를 내게 됐다.
오는 10월부터 김 씨 같은 경우의 이자 부담이 대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용정보업체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국민연금 납부 정보를 활용해 개인 신용평가에 반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4일 보건복지부, 금융위원회 등은 “오는 10월부터 KCB에서 새 신용평가 모형을 적용해 개인은 국민연금 성실납부 기간에 따라 최대 41점(1,000점 만점)까지 가점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씨의 경우 신용점수가 720점으로 상승해 시중은행에서 연 6%의 금리를 적용받아 매년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30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180만원이 줄어든다.
정부는 이로 인해 KCB에 등록된 국민연금 가입자 중 최대 55만 명의 신용점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청년층(34세 이하)은 24만 명이다. 구체적으로 국민연금 성실 납부 기간이 36개월 이상인 경우 가장 높은 신용점수 가점을 받을 수 있고 성실 납부 개월 수별로 차등화해 가점을 부여한다.
관련기사
정부는 “지난해 12월 동형암호 기술을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함에 따라 KCB의 신용정보와 국민연금공단의 연금 납부 정보를 안전하게 결합·분석해 신용평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며 “이번 신용평가 모형 개발은 동형암호 기술이 세계 최초로 활용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 빅데이터 분석센터를 열고 포털시스템을 구축해 공공분야와 민간에서의 활용을 돕기로 했다. 국민연금 공단은 전 국민의 전 생애에 걸친 국민연금 가입, 납부, 수급정보 등 4,800억건의 데이터를 갖고 있는데, 이를 개방해 다양한 데이터 수요를 충족하겠다는 것이다. 분석센터는 국민연금 빅데이터를 활용하고자 하는 이용자가 센터를 직접 방문해 원하는 자료를 분석 후 결과를 추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음 달 중 개소할 예정이다. 포털시스템은 국민 누구나 접속이 가능하게 할 예정이며 내년 중 구축될 계획이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