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취임 2주년을 맞는 하현회 부회장은 LG유플러스(032640)에 공격 DNA를 심었다. 소극적인 태도의 3위 사업자가 아닌 전략적인 공세를 펼치는 메기로서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나홀로 성장세를 보였으며, 총 1,000만달러 규모의 5G 콘텐츠 수출이라는 성과도 거뒀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에도 힘쓰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은 1,900억원~2,190억원 가량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동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1,486억원)보다 400억~700억 가량 늘어난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성장한 것이다. 올해 1·4분기 영업이익도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위기 때도 견고한 성장세는 하현회 부회장의 ‘견실한 수익구조 확보’라는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G 시대의 먹거리로 소비자 대상 거래(B2C) 콘텐츠를 낙점했다. 스마트팩토리 등 기업 대상 거래(B2B)가 활성화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하 부회장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분야에서 만큼은 1등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실감형 콘텐츠 육성에 5년간 약 2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인기공연 ‘태양의 서커스’와 뮤지컬 ‘모차르트!’ 등 AR·VR 콘텐츠 4,000개를 포함해 약 2만 개의 5G 콘텐츠를 확보한 상태다. 최근 중국 차이나텔레콤, 홍콩텔레콤, 일본 KDDI, 대만 청화텔레콤 등 해외 이동통신사에 VR·AR 등 실감형 콘텐츠와 솔루션을 수출해 1,000만달러(약120억원)을 벌어들였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내로 동남아시아 및 유럽 통신사와도 5G 수출 계약의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 공략도 빛을 봤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며 유료방송 시장 2위 사업자로 도약했다. 인터넷(IP)TV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올해 1분기 기준 IPTV 서비스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한 2,811억원, 누적 가입자는 10.8% 상승한 459만7,000명을 기록했다.
하 부회장이 이끄는 LG유플러스는 디지털 전환(DX·Digital Transformation)에도 시동을 걸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열중하고 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이루기 위해 전 사업영역에서 디지털 혁신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역량을 높여 성과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KT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원팀에 참여해서 빅데이터, 딥러닝 등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사내에서 데이터 중심의 의사결정도 이뤄지고 있다. 오는 10월 서울 종로구에 문을 열 ‘체험형 매장’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도 빅데이터 기반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다만, 본업인 무선이동통신 시장에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한때 30%에 육박하며 2위 KT를 위협하던 5G 가입자 점유율은 지난 5월 기준 24.5%로 떨어졌다. 전체 이동통신 점유율로 회귀한 것은 숙제로 남았다.
/김성태기자·백주원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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