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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신주 공모가 12%나 낮췄는데…CJ CGV 유상증자, 흥행 불투명

창사 이래 최악의 경영위기를 맞은 CJ CGV(079160)가 유상증자 계획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영화관 산업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약 두 달 새 약 23%나 떨어진 탓이다. 실적 회복 시점이 요원한 만큼 높은 할인율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CJ(001040) CGV는 이달 말 진행하는 유상증자 신주발행가액을 1만5,850원으로 확정했다. 당초 예상 발행가격인 1만7,950원보다 약 12% 낮아진 수준이다.

CJ CGV는 지난 5월 1,393만8,687주의 신주 발행해 2,404억원의 현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통주식(2,116만1,313주)의 65.8%에 달하는 규모다. 확보되는 자금은 차입금 상환재원(1,610억원)과 운영자금(891억원)으로 사용키로 했다.

그러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CJ CGV의 주가는 계속 내리고 있다. 15일 CJ CGV의 주가는 1만9,850원으로 유상증자 발표(5월 8일) 직전인 2만5,700원 보다 약 23% 떨어졌다. 신주 발행가액이 낮아지면서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현금 규모도 2,500억원에서 2,209억원으로 줄었다.

신주 가격이 크게 낮아졌지만 주주와 임직원들의 관심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길어지면서 영화관 산업의 회복 시점이 요원해서다. 특히 CJ CGV는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주요 영화관 사업자들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국내외 사업확장을 지속해온 만큼 충격이 크다는 분석이다.



CJ CGV는 지난 3월 말부터 국내 직영점 35곳의 영업을 중단했다. 전국 115개점 중 약 30%에 해당한다. 앞서 1월에는 중국과 터키 소재 극장들의 영업도 멈췄다. 코로나19 사태로 영업을 중단한 한국과 중국, 터키의 사업비중은 약 80%를 넘는다. 대규모 극장 셧다운으로 회사의 분기 실적은 사상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영업 재개일도 미정이다.

현금흐름이 악화하면서 CJ CGV는 자산매각과 금융기관 차입, 유상증자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과거 터키법인 인수 당시 체결한 TRS(총주식스와프·채무 상환시 환율변동을 반영하는 일종의 파생상품) 계약의 평가손실, 영업권 손상차손 등이 커져 자본확충 효과가 희석됐다. 터키 시장에서의 영업 재개가 이뤄지지 않으면 회사는 내년 상반기 약 3,500억원의 현금을 일시에 상환해야 한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 1·4분기 기준 1,159억원에 그친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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