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고용안정에 초점을 맞춘 2020년 임금협상 요구안을 마련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노조는 울산시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열린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이날 새벽 집행부가 마련한 올해 임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대의원들은 집행부의 요구안을 대부분 그대로 통과시켰다. 총 고용 보장을 위해 연간 174만대 가량의 국내 공장 생산량을 유지하고, 해외 공장에서 추가 생산할 가능성이 있는 물량은 국내로 가져와 생산하도록 하는 요구가 담겼다. 또 고용안정 기금을 마련하고 완전 고용 보장을 위한 노사 사회적 합의도 마련할 방침이다. 정년 퇴직자를 단기 고용해 활용하는 시니어 촉탁 제도 연장 확대, 퇴직자들이 당초 근무하던 현장에서 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요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자동차 시장 위축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줄줄이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고용안정을 올 임협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노조는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을 건립하고,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한 생산방식 도입도 검토할 방침이다. 전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생산현장의 혁신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노조는 올해 임금은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의 결정에 맞춰 기본급 월 12만304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을 요구안에 담기로 했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공장이 수시로 휴업했고, 수출 물량도 줄어든 상황이어서 사측과 협상을 통해 조절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 성향으로 분류되는 현 노조 집행부는 그 동안 내부 소식지 등을 통해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고용을 보장하는 독일 노사의 위기협약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위기상황에서 무리한 임금인상 보다 고용안정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현대차 노조는 확정된 요구안을 바탕으로 다음달 13일부터 사측과 교섭할 예정이다. 노조는 당초 공약대로 교섭 시작 후 2개월 이내인 추석 전 타결을 목표로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기본급 4만원 인상, 성과금 150% 및 일시금 30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에 합의하고 8년 만에 파업 없이 임단협을 끝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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