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출 타격과 내수 부진으로 2·4분기 경제성장률이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3.3%로 주저앉았다. 지난 1·4분기 성장률에 영향을 줬던 소비 타격이 온전히 회복되기도 전에 2·4분기에 더 큰 수출 충격이 온 것이다.
23일 한국은행은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3.3% 감소했다고 밝혔다. 1998년 1·4분기(-6.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글로벌 경제위기 때인 2008년 4·4분기(-3.28%)보다 후퇴했다. 지난 1·4분기(-1.3%)에 이어 다시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카드사태가 발생했던 2003년 1·4분기(-0.7%), 2·4분기(-0.2%) 이후 17년 만에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2.9%로 집계됐다.
한은은 당초 2·4분기 성장률이 -2%대 중후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봤지만, 수출 실적이 예상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망치를 밑돌았다. 수출은 자동차와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줄면서 전기 대비 16.6% 감소했다. 1963년 4·4분기(-24.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주요 수출국의 이동제한으로 자동차·스마트폰 등 해외 수요가 급감했고, 해외 공장 봉쇄 등으로 가공중개무역도 부진했다”며 “코로나19 이후 고용지표가 계속 좋지 않아 소득여건이 악화됐고, 거리두기 등으로 소비심리 회복이 제약됐다”고 설명했다.
수입 역시 7.4% 감소하면서 2008년 4·4분기(-16.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도 각각 1.3%, 2.9%씩 감소했다. 다만 민간소비는 승용차·가전제품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1.4% 증가했고, 정부소비도 물건비 지출을 늘리며 1.0% 증가했다. 경제활동별로 살펴보면 서비스업 감소폭이 축소된 반면 제조업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은 운송장비,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9.0%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1·4분기 -2.4%에서 2·4분기 -1.1%로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마이너스다.
이에 따라 한은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한은은 지난 5월 상반기 -0.5%, 하반기 0.1% 등으로 연간 성장률 -0.2%를 예상했다. 하지만 이날 2·4분기 성장률이 -3.3%로 발표되면서 상반기 성장률은 -0.8%가 됐다. 이에 연간 성장률이 -0.2%가 되려면 오는 3·4분기와 4·4분기에 각각 3%대 성장률을 보여야 한다. 하반기 반등은 각국 정부의 봉쇄 수준과 중국 경제 회복 등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박 국장은 “당초 전망보다 낮아진 2·4분기 성장률이 연간 성장률을 얼마나 끌어내릴 것인지는 세계 각국의 봉쇄조치 여부와 중국 경제 회복에 달려 있다”며 “중국 상황을 봤을 때 코로나19가 급격히 진정되면 급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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