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로부터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받은 우리투자증권이 대체투자·인수금융 등 투자은행(IB) 업무를 즉시 추진하기로 했다. 때마침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출시하고, 우리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자산관리(WM) 사업 확대까지 동시에 추진하면서 지난해 8월 공식 출범 이후 8개월 간 멈췄던 시계가 돌기 시작했다.
2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금융주선, 채권인수, 대체투자, 인수금융, 유동화사업 등 자본시장 업무에 본격 착수했다. 이달 19일 투자매매업 본인가에 따라 IB 사업을 할 수 있게 된 데 따른 것이다. 본인가 취득이 예상보다 늦어진 만큼 우리은행을 비롯해 우리금융캐피탈, 우리벤처파트너스 등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 고객과 영업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리테일 사업도 오는 31일 MTS 출시를 계기로 속도를 낸다. 앞서 펀드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분리돼 있던 애플리케이션을 ‘우리투자증권’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오는 31일부턴 국내 주식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본인 계정에서 자녀 여러 명의 계좌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등 다양한 기능을 담았다. 당분간은 MTS 초기 사용자 확보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WM 부문에서도 이미 가지고 있던 오프라인 채널을 프라이빗 뱅커(PB) 영업 거점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우리은행 WM 채널인 투체어스와도 연계하는 방식으로 확장한다. 이달 6일 문을 연 우리은행 투체어스W와 나란히 VIP 영업공간을 마련한 상태다.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에서도 당분간 운용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국내외 주식과 채권, 금융상품에 대한 직접투자를 확대한다.
현재 자기자본 1조 1500억 원으로 업계 18위 수준인 우리투자증권은 5년 내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된 증권사가 10개사인 만큼 자기자본을 세 배 가까이 키워야 한다. 합병 5년차인 2029년 말부터는 발행어음과 기업여신 한도가 자기자본 200% 이내로 줄면서 2034년엔 종금업 라이언스를 반납해야 하는 만큼 단기간 내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우리투자증권이 주식 위탁매매나 IB 시장 내 영업기반이 미흡한 만큼 일정 수준 이상 영업·수익 규모를 갖추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IB와 S&T 등 사업 영역을 다각화해 단순한 위탁매매(브로커리지)를 넘어 자산관리 사업의 균형 성장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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