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이 곳 경남도청에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 간담회를 갖기로 약속했습니다.”
24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경남도청에서 경남지역 중소기업 대표들과 김경수 경남지사를 다시 만나 간담회를 열고 건넨 인사말입니다. 김 회장은 지난달 4일 경남도청을 찾아 김 지사와 티타임을 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빠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약 한 달 후 다시 김 지사를 만났습니다.
일종의 ‘피드백 간담회’였는데, 보기 드문 일입니다. 통상 티타임과 간담회는 ‘일회성 만남’ 단계에서 그칩니다.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난 정치권, 기관·지자체장은 간담회 건의를 듣고 늘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하고 돌아서면 기약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에서 훈훈하게 가까운 시일 내 다시 만나자는 덕담이 오고 가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기는 경우가 드뭅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여러 기관장 간담회를 봤지만, 이번처럼 한 달 만에 다시 만나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러 이유에선지 김 회장의 인사말을 보면, 김 지사가 약속을 지켜 들뜬 마음이 곳곳에 묻어있었습니다. 김 회장은 “한 달여만에 김 지사가 중소기업계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해 감사하다”며 재난기본소득 100만원 지급 최초 제안, 경남 숙원인 서부경남 KTX 문제 해결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덕담을 건넸습니다.
사실 김 회장의 고마움은 약속을 지켰다는 점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경남도는 조용히 중소기업 지원을 늘려왔습니다. 중기중앙회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폐업을 대비하기 마련한 공제제도인 노란우산공제는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가입자에게 희망장려금을 지급해왔습니다. 그런데 경남도는 희망장려금을 작년 7.7억원에서 올해 22.3억원으로 3배 늘렸습니다. 중소기업의 판로 창구인 TV홈쇼핑 예상도 작년 5,000만원에서 올해 9,000만원으로 확대했습니다.
이런 변화는 코로나19로 하루하루 힘든 중소기업계에 ‘단비’입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 충격과 3년간 30% 넘게 인상된 최저임금 탓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사업 존폐를 걱정해야 할 위기에 몰렸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습니다. 중소기업 사이에서는 금융권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 만기 연장 시한을 9월에서 최소 12월까지 확대하지 않으면, 흑자도산까지 나올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어려울 때 곁에 있어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지금 소상공인, 중소기업은 작은 약속이라도 꼭 지키는 ‘정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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