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던 세계적 보이그룹 BTS(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코스피 상장이 일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가 상장 심사 과정에서 추가 검토 자료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단순 지연으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길어도 1~2주 정도 소요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다만 거래소가 어떤 자료를 요청했는지 알려지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상장 예비심사를 위한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 빅히트는 5월 28일 거래소에 주권상장 예비신청서를 접수했다. 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르면 예비신청서 접수 후 45거래일인 이달 30일이 심의 완료 일이다.
하지만 거래소는 빅히트 관련 결과가 나오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로 살펴봐야 할 부분이 있어 빅히트에 자료를 더 요청했고 이에 따라 심의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장 심사 과정에서 심의 기간을 넘기기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판단이 어려운 기업의 개별 이슈가 있을 경우 추가 자료 등을 요청해 관련 내용을 추가로 검토한다. 올해만 해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이던 교촌을 비롯해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여러 기업이 심사 기한 연장에 들어갔다.
과거에도 이리츠코크랩, 덴티움 등은 상장 심의 기간을 넘겼지만 모두 증시에 데뷔했다. 물론 툴젠이나 로보쓰리 등 상장이 지연되자 자진 철회하는 곳도 있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빅히트는 큰 문제가 없어 길어도 2주 정도면 상장 작업이 재개될 것”이라고 봤다.
거래소는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상장을 신청한 기업의 규모, 지분 분산 여부, 재무 안정성 및 건전성, 기업의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빅히트가 BTS에 쏠린 수익구조로 인해 이런 부분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빅히트는 상장을 앞두고 엔터사인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인수해 뉴이스트와 세븐틴 등의 신규 뮤지션을 확보하기도 했다. 엔터사 특성상 무형자산이 많고 기업가치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근거 자료가 부족했을 가능성도 있다.
거래소는 어떤 부분의 자료를 요청했는지에 대해 답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관련 부서에서 자료 내용을 비롯해 어떤 사실도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공모주 돌풍이 부는 만큼 더 꼼꼼하게 상장을 검토하겠다는 취지일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거래소가 이목이 집중되는 기업에 대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소통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빅히트는 2015년 설립됐다. 방시혁 대표가 지분 45.1%로 최대주주다. 지난해 빅히트의 영업이익은 987억원으로 주식시장에 상장된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사(SM, JYP, YG엔터테인먼트)의 영업이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업계에서는 빅히트의 기업가치를 4조~6조원가량으로 평가한다. 국내 3대 엔테테인먼트사로 평가되는 JYP엔터테인먼트(시가총액 1조560억원), SM엔터테인먼트(7,105억원), YG엔터테인먼트(7,203억원)의 시가총액은 무난하게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빅히트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건이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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