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가뿐한 등산이 있을까”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을 타고 경기도 가평군 칼봉산을 오르내린 뒤 든 생각이다. 쌍용차(003620)가 급증하는 레저 수요에 발맞춰 오프로드에 집중한 ‘다이내믹 에디션’을 내놨다. 서스펜션이 보다 단단해졌고 오프로드에 적합하게 외관도 다소 바뀌었다.
쌍용차가 7월 초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을 타고 가평군 칼봉산 일대 오프로드와 온로드 코스를 달렸다. 이 모델은 렉스턴 스포츠 칸의 주력 모델인 프레스티지를 기반으로 오프로드 성능을 강화했다. 주행 질감 측면에서 기존 모델과 가장 다른 요소는 호주 버전 서스펜션이다. 다이내믹 에디션에는 오프로드가 대중화된 호주에 판매되는 렉스턴 스포츠 칸의 다이내믹 서스펜션이 장착됐다. 코일 스프링 강성이 높아졌고 차고도 10㎜ 가량 높아졌다. 덕분에 차체가 기존 모델보다 더 커지고 당당해 보였다.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안정감 있게 돌파할 수 있게 됐다. 오프로드 모델답게 4륜구동은 기본이다.
얼마나 달라졌을까. 거친 산길로 방향을 잡았다. 대뜸 걱정이 됐다. 혹시라도 차가 움직이지 않거나 망가질까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오프로드에 최적화한 차를 믿기로 했다. 자갈길과 무릎 높이까지 오는 개울길을 지나 산길로 들어섰다. 쌍용차의 4륜구동 시스템인 4트로닉의 다이얼을 돌려 ‘4륜고속(4H)’ 모드에 주행 성능은 ‘Power’로 두니 험한 길을 가는데도 포장도로를 갈 때처럼 가뿐히 주파했다. 흙과 돌이 깔린 산길이지만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은 거침없이 헤쳐나갔다. 산길은 좁고 수풀은 우거졌지만 높아진 차체 덕분에 시야가 가리지 않았다. 거친 노면에 차체가 좌우, 위아래로 움직였지만 불안함도 크지 않았다. 탄탄한 프레임 보디 덕에 요철이 심한 곳에서도 차체가 탄탄하게 균형을 잡아줬다. 게다가 단단한 서스펜션이 있어 제법 높은 바위도 안정적으로 넘어가는 게 가능했다. 파워트레인의 성능도 산길을 오르기에 적합했다. e-XDi220 LET 디젤엔진에 일본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해 최고 출력은 187마력, 최대토크는 40.8㎏·m를 낸다. 복합 연비는 ℓ당 10.1㎞다. 힘에서는 수입차에도 뒤지지 않는다. 실제 국내 오프로드 동호회를 중심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지프의 랭글러 2.0 가솔린 터보 모델(최대 출력 272마력, 최대 토크 40.8㎏·m)와 비교해도 험지 돌파에 필수적인 ‘힘’인 토크는 차이가 없다.
계곡 물이 흐르는 자갈길과 뻘 같은 진흙길 5~6 코스를 넘어 포장도로에 올라왔다. 임시 4트로닉의 다이얼을 ‘2륜고속(2H)’으로 바꿔 달렸다. 4륜 대비 연비가 높아지고 회전 반경이 작아져 일상 주행에 적합한 모드다. 단단한 서스펜션은 일상 주행에서도 훌륭한 주행 감성을 선사했다. 코너링 시 랭글러는 출렁거림이 심한 편인데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은 안정적인 코너 주행이 가능했다. 두터운 토크감 덕분에 초반 가속감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엔진음이 과도하게 실내로 유입되는 건 다소 귀에 거슬렸다.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은 기존 모델에 비해 편의성도 강화했다. 2열 시트 밑에 각종 장비를 보관할 수 있는 트레이를 설치했고 고속 충전이 가능한 무선 충전 패드를 탑재했다. 오프로드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오프로드 언더커버 △오프로드 사이드스텝 △차동 기어잠금장치(LD) 커버 △4X4 다이내믹 데칼 △스포츠 페달 등도 추가됐다.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의 또 다른 장점은 ‘가성비’다. 추가 옵션이 더해졌는데도 가격은 3,369만원으로 책정됐다. 기존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 프레스티지 트림에 적용 옵션을 모두 더하면 3,456만원이 돼야 하지만 오히려 87만원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보다 적재 공장이 작은 렉스턴 스포츠 다이내믹 에디션의 가격은 3,142만원이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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