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LG화학(051910)을 비롯해 LG전자(066570)·LG이노텍(011070) 등 주력 상장 계열사들의 약진에 LG(003550)그룹 전체 시가총액이 111조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 2018년 6월 구광모 회장 체제 출범 이후 핵심 사업·역량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주요 계열사들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증시를 강타한 올 들어 LG그룹 시총은 10대 그룹 중 독보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5일 종가 기준 LG그룹의 13개 상장 계열사 시총 합계(우선주 제외)는 111조3,4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지주회사 LG와 LG전자·LG화학이 나란히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84조4,370억원이었던 LG그룹 상장 계열사 시총은 올해 들어 31.86% 증가하면서 종가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인 2018년 1월16일의 108조4,123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10대 그룹의 시총 증가율은 삼성 6.13%, 한화 3.13%, SK -4.58% 순으로 LG그룹과 격차가 크다.
LG그룹 전체 상장사 중에서는 화학·전자 계열사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전체 시총 증가를 이끌고 있는 LG화학은 이날 장중 68만1,0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하고 전날보다 4.36% 오른 67만원으로 마감해 올해 들어 주가 상승률이 111.02%에 달한다. 10대 그룹의 99개 상장 계열사 중 SK그룹의 SK케미칼(285130)(376.56%), 나노엔텍(039860)(113.59%)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2차전지 시장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세계 1위로 올라선 가운데 전기차 시장 확대에 힘입은 실적 고성장 기대가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되고 있다.
LG전자도 2·4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가전 시장 세계 1위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19 여파로 장중 4만1,600원까지 하락했던 3월23일 이후 반등이 이어지다 이날은 장중 7만8,9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사태는 세균 및 오염물질 제거 기능의 스타일러·건조기를 비롯해 가사도우미 수요를 줄여줄 수 있는 식기세척기·로봇청소기 등 신생활가전의 성장동력을 더욱 높일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로봇가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LG전자 자회사 LG이노텍도 스마트폰 고급화에 따른 카메라 모듈 시장 성장 기대에 지난달 10일 장중 18만1,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룹 계열사 시총 2위 LG생활건강도 실적 개선에 힘입어 8.17% 올라 그룹 전체 시총 증가에 힘을 보태는 등 계열사 전반의 상승세가 그룹 전체의 역대 최고 시총 기록으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LG그룹이 비핵심 계열사·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해 온 현금의 활용 방안도 관심을 모은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그룹 전체 자회사를 아우르는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LG전자·LG유플러스·LG화학·LG CNS 등 주요 4개 자회사가 확보한 현금은 2017년 이후 약 2조7,000억원을 웃돈다”며 “최근 LG의 행보를 고려하면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 예상되는 분야는 단연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분야”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사업 구조조정이 그룹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는 평가다.
주력 계열사 실적개선 및 성장 기대에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활용한 배당 증가 기대가 더해지면서 지주회사 LG도 이날 장중 8만2,5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하고 5.24% 오른 8만2,300원으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11.52% 올라 10대 그룹 지주회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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