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인 ‘아크폭스(ARCFOX)’에 투자를 확대하며 SK이노베이션(096770)의 중국 내 점유율이 한 단계 뛸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자동차그룹과 설립한 배터리 합작사를 통해 아크폭스 전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자동차는 아크폭스 투자를 위해 55억위안(약 9,395억원) 규모의 비공개 주식을 발행한다. 베이징자동차의 자회사 베이징신에너지차는 투자금액 중 42억300만위안(약 7,180억원)을 아크폭스 전기차 3개 모델 개발과 판매망 구축에 활용한다. 3억6,800만위안(약 628억원)은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 커넥티드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11억7,424위안(약 2,005억원)은 배터리 교체 시스템 개발에 투자한다.
SK이노베이션은 아크폭스를 발판 삼아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자동차는 앞으로 출시될 아크폭스 신모델을 비롯한 전 모델의 배터리를 SK이노베이션과의 합작법인에서 공급받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13년 10억위안(약 1,720억원)을 투자해 베이징자동차그룹과 설립한 합작사 ‘베스크’는 100% 자회사 ‘베스트’를 통해 중국 창저우에 배터리 셀 공장을 건설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가 국내 기업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현지 업체와 손잡는 ‘차이나 인사이더(내부자)’ 전략을 택한 것이다.
특히 이미 예약판매를 시작한 아크폭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알파-T’는 중국 현지에서 ‘테슬라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파-T’가 중국산이면서도 연속주행거리 653㎞라는 스펙을 갖춘 만큼 현지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알파-T’는 현지 업체와의 합작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만큼 중국 정부의 보조금 혜택 또한 누린다. 4,000만원대 중후반으로 출시돼도 보조금으로 차량 가격이 약 10% 할인되는 효과가 생긴다. 아크폭스의 연속주행거리 653㎞는 중국 보조금 목록에 오른 전기차 모델 중 가장 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세와 함께 중국 전기차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올 2월 코로나19 확산으로 1만4,000대까지 감소한 뒤 6월에는 12만9,000대까지 늘어났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2년 연장된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영향으로 한동안 부진했던 중국 시장도 (기존 수준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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