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학영재들이 국제 과학경진대회에서 잇따라 상위권을 휩쓸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0~28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0년 유럽물리올림피아드’에서 대한민국 대표 출전학생 5명이 전원 금메달을 획득해 메달 순위 종합 1위를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대회에선 57개국의 학생 260명이 참가해 경쟁을 벌였다. 우리 대표팀은 이번 대회의 개인 종합부문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냈다. 박정음(경기과학고3) 학생이 4위, 김희창(서울과학고3) 학생이 6위에 오르는 등 참가 학생 5명 전원이 상위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중 최현민(서울과학고3)학생은 실험 문제(1번 문항)에 대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럽물리올림피아드 대회는 이론 문제풀이와 실험 시험을 각각 5시간씩 진행했다. 올해 행사는 온라인으로 열렸기 때문에 실험 시험은 시뮬레이션 수행 및 분석으로 진행됐다. 올해 이론 문제는 솔레노이드와 원형고리 사이의 상호작용, 고정된 실린더를 이용하는 역학적 가속기, 고양이 눈동자를 모형화한 렌즈 분석에서, 실험 문제는 러더포드 산란과 역학계 특성 추정에서 각각 출제됐다.
이와 별도로 지난달 23~30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0년 국제화학올림피아드’에서도 한국 대표단이 종합 5위(금2, 은2, 개인 2위)의 성과를 냈다. 총 60개국(옵저버 8개국 제외)에서 235명의 학생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선 전무겸(서울과학고3)·홍준하(서울과학고3) 학생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박준하(대구과학고3)·이민정(대구과학고3) 학생이 은메달을 따내는 등 한국 대표 학생 전원이 메달을 수상했다. 개인 종합부문의 경우 전무겸(서울과학고3) 학생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대회 종합 공동 1위는 금메달 4개를 획득한 미국과 베트남, 공동3위는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한 중국과 싱가포르였다. 이번 대회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로 인해 온라인 대회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실험시험 없이 이론시험으로만 진행됐다.
우리나라는 역대 물리올림피아드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지난해 7월 이스라엘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금메달 5개를 획득하며 중국과 더불어 공동 1위에 올랐다. 국제화학올림피아드에서도 지난해 프랑스 대회 종합 1위(금메달 4개) 자리에 러시아와 함께 오르는 등 역대 대회에서 상위권을 석권해왔다. 이는 우리나라가 과학고 등을 통해 고등학교까지는 과학영재를 육성하는 체계를 잘 갖췄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학 및 대학원, 기업 및 연구기관, 정부부처에서도 이들 과학영재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게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이를 위해선 단순히 과학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예산규모 확대에 그치지 말고 과학영재들이 대학 및 연구소, 기업 등에 진출해서도 독창적인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연구환경 및 조직문화 개선이 병행돼야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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