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여름철 집중호우의 경제적 피해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10~2019년 10년 동안 태풍과 호우로 인한 누적 피해액이 지난해 환산 가치로 3조1,38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연평균 3,139억원으로 국민총생산(GDP)의 0.02% 수준이다.
이 기간 누적 피해복구액은 7조8,538억원으로 연평균 7,854억원이 소요됐다. 피해액의 2.5배 규모다. 연구원은 장마·태풍 등으로 피해를 입은 인프라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용역 등 비용이 발생할 뿐 아니라 내구성을 보강하기 때문에 복구액이 피해액보다 큰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은 올해 장마가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한 만큼 침수와 산사태 등으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24일 시작된 이번 장마는 8월 중순까지 지속되면서 역대 최장인 50일 기록을 깼다. 지난 11일까지 누적 강수량은 910.8mm로 2006년(912.8mm)과 2011년(1,053.6mm)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시설·농경지가 대규모 침수됐고, 차량 피해액도 역대 최대인 7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여름철 집중호우가 3·4분기 생산 지표에 악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나왔다. 2000~2019년 2·4분기와 3·4분기의 전기 대비 산업별 생산 증가율 격차를 살펴보면 전산업에서 5.9%포인트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8.2%포인트), 건설업(-25.4%포인트), 서비스업(-4.2%포인트) 등에서 3·4분기 생산 활동이 2·4분기보다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교육서비스업, 부동산업, 보건업 등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상 기후에 따른 자연재해 피해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기상청, 소방청 등 재해 관련 기관의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도로, 교량 등 사회간접자본의 지속적인 내구성 강화 노력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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