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를 앞두고 정리매매 절차를 밟던 코스닥 상장사 감마누(192410)가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상장폐지 무효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거래소가 내린 상장폐지 결정이 취소됐고 감마누 주식 매매 거래가 재개될 예정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대법원은 한국거래소가 제기한 감마누의 상장폐지 결정 무효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다. 심리불속행은 법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로, 이에 따라 감마누의 청구를 받아들인 원심이 확정됐다.
한국거래소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오는 18일 감마누 주권 매매 거래정지를 해제하고 거래재개일의 기준가 산정 등에 관해서는 별도로 안내하겠다고 공시했다. 감마누의 거래 정지 전 최종 종가는 408원이다.
앞서 감마누는 2017회계연도 실적에 대한 ‘의견거절’ 감사의견을 받아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고 2018년 9월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및 정리매매 진행을 결정했다. 그러나 그해 10월 감마누가 법원에 제기한 상장폐지 결정 등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정리매매가 중단됐다. 이후 감마누가 2019년 1월 2017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한 ‘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면서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 사유가 해소돼 논란이 커졌다. 한국거래소는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후속 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부실 기업들의 상장 폐지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한국거래소의 상장 폐지 결정에 불복하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기업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부실 기업들이 법원 판결로 상장 폐지 위기에서 벗어나면 결국 증시에는 부정적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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