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상장사 전반의 실적 부진 속에서도 코로나19 진단키트·스마트폰 부품·제약 기업들은 두드러진 실적 개선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시장의 제이앤티씨(204270)·랩지노믹스(084650)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유한양행(000100)·코리아써키트(007810)·LG이노텍(011070) 등의 영업이익이 1,000% 이상 급증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코스닥 상장사 중 올 상반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제이앤티씨다. 강화유리 등 스마트폰 부품을 생산하는 제이앤티씨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5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 7,513%나 늘었다. 생산 차질 및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확대에 대한 우려, 하반기 판매 확대 전략에 따라 중국 화웨이, 미국 애플 등 글로벌 주요 스마트폰 기업들이 부품 재고 확충에 나서면서 부품 기업들의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LG이노텍 역시 영업이익이 1,8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8% 급증했다. 스마트폰 등 전자 기기 및 반도체에 사용되는 인쇄회로기판(PCB) 생산 기업 코리아써키트는 2,379% 증가한 10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이 하반기 부품 주문을 늘리고 있으며 이는 2021년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점유율 확대 의지로 해석된다”고 설명하면서 3·4분기에도 스마트폰 부품 수요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닥 상장사들 중에서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 기업들의 실적 증가가 돋보인다. 랩지노믹스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 1,761% 증가한 343억원으로 제이앤티씨 다음으로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대표기업으로 주목받으며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선 씨젠(096530) 역시 1,897% 늘어난 2,08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에 따라 하반기에도 진단키트주의 실적 및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영업이익이 5,346% 늘어난 367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영업이익 증가율 1위인 유한양행은 마스크·휴지 등의 판매 증가와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의 기술료 수익이 실적 개선의 동력으로 지목된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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