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덕에 2·4분기 전국 가구(2인 이상)의 월평균 명목소득이 증가했지만 1인가구는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이 많은 1인가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더 크게 받았다.
2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1인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33만8,918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 감소했다. 근로소득은 150만4,196원에서 145만9,235원으로, 사업소득은 38만7,453원에서 30만275원으로 줄었다. 재난지원금과 각종 소비쿠폰 덕에 이전소득의 경우 40만9,947원에서 33.1% 늘어난 54만5,590원을 기록했으나 전체 소득 감소를 막지는 못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65세 이하 고령층의 경우 코로나19로 5월 초까지 공공근로가 중단된 영향이 컸고 청년 고용 상황도 계속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527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4.8% 늘었다. 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동반 감소했음에도 이전소득이 88%나 증가한 덕이다. 소득분배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분배율이 2분기 4.23배로 전년 동기(4.58배)보다 0.35배 포인트 개선됐지만 만약 1인가구까지 통계에 포함됐다면 소득 양극화가 더 심해졌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내년 5월에 발표하는 1·4분기 조사부터는 1인가구까지 포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체 가구 지출이 2.7% 증가한 것과 달리 1인가구의 가계지출은 191만6,070원에서 176만1,307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경제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소득이 감소하자 씀씀이가 더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평균소비성향도 74.4%에서 69.3%로 5.1%포인트 하락했다. 100만원을 벌어 74만4,000원을 쓰다가 올해는 69만3,000원만 지출했다는 의미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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