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업이 전면 중단된 PC방들이 음식물을 배달 위탁업체를 통해 판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PC방 업주 입장에서는 영업 중단에 따른 자구책이라지만 배달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PC방에서 만들어지는 음식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PC방 업주 사이에서 배달음식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고 PC방을 중심으로 집단감염까지 발발하자 운영이 극도로 어려워졌다. 게다가 지난 19일부터는 수도권, 21일부터는 부산 PC방 전체의 영업이 전면 정지됐다. PC방은 음식물 판매를 통해 매출의 절반 정도를 올리고 있는데, 위탁업체를 통한 배달판매로라도 매출 감소를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배달 전문 플랫폼 배달의민족에서는 현재 23개의 PC방이 배달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개인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업체도 있어 실제 배달에 나선 PC방 업체는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 PC방 업주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배달 서비스와 관련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PC방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는 구청으로부터 받은 식품위생법상 ‘휴게 음식점’ 허가다. 최근 PC방은 ‘PC토랑’으로 불릴 정도로 연어 덮밥과 삼겹살 등 다양한 음식물을 판매하고 있다. 조리한 음식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휴게음식점 사업자로 등록해야 한다. 이 때문에 PC방 운영이 금지돼도 휴게음식점 사업자로 등록만 돼 있으면 음식 배달 사업을 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도 “휴게음식점 사업자를 가지고 있어야 음식 배달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매장이 PC방 상호가 아닌 별도의 상호로 음식물 배달 서비스를 제공 중이어서 소비자들은 PC방에서 만들어지는 음식이라는 것을 모르고 주문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먹는 문모(23)씨는 “PC방은 코로나19 집단감염 근원지로 지목될 만큼 청결에 우려가 있는 공간이어서 PC방에서 만들어지는 음식이란 걸 소비자에게 정확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기문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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