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격히 얼어붙었던 소비자심리가 4개월 연속 오르면서 회복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확진자 수 급증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 조치와 사상 최장기간 지속된 장마 영향 등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2로 전월 대비 4포인트 올랐다. CCSI는 100보다 높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4월 70.8까지 떨어졌던 CCSI는 4개월 연속 오르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 소비 진작 효과 등이 떨어지면서 5월 6.8포인트, 6월 4.2포인트, 7월 4포인트 등 회복세는 둔화되는 모습이다.
이번 조사는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10~14일 사이에 이뤄졌다.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를 기점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최근 확진자 증가 추이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사상 최장 기간 지속된 장마 영향 등을 고려하면 다음 달 CCSI는 다시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CCSI를 구성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가운데 주택가격전망 CSI는 125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1년 뒤 집값에 대한 심리를 보여주는 주택가격전망 CSI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오르면서 2008년 집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정부 대책 등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가 둔화되면서 상승을 멈춘 상태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인식과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모두 1.8%로 각각 전월 대비 0.1%포인트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대부분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유지되는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 경기전망 상향 등으로 경기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CCSI가 올랐다”며 “다만 이번 조사가 이달 10~14일 이뤄진 만큼 다음 달 조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 조정 영향이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