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지금 중요한 시점에 와 있습니다. 후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판단해 지난해 말 신동빈 회장에게 사임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최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한 황각규 롯데지주(004990) 부회장은 25일 지인들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퇴진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롯데지주는 지난 13일 이사회에서 황 대표이사 후임으로 이동우 롯데하이마트(071840)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황 부회장은 편지에서 1979년 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여천공장에 현장 엔지니어로 입사한 이후 24년 이상 롯데그룹과 함께했던 이력을 돌아봤다. 그는 “1995년 6조원 남짓이었던 롯데그룹 매출이 현재 70조원 이상으로 성장해 있다”며 “이런 성장의 역사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간 그룹에 몸담았던 선후배님들과 그룹 외부에서 도와주신 여러분 덕분”이라고 말했다.
황 부회장은 이어 “최근 후계구도 분쟁과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 2019년 한일 갈등,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그룹은 많은 영향을 받았고 받고 있으며 디지털 혁신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요구 등으로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에 따라 후진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해 말 이미 사임 의사를 표명했고 경영 환경에 맞춰 지금 퇴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감사했고 그간 도와주신 고마운 마음을 잘 간직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부회장은 다음 달 1일부터는 이사회 의장직만 맡는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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