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았다. 전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취재했던 사진기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같은 장소에 있었던 민주당 지도부 전체가 코로나19 검사 대상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국회에서 역학조사를 시행한 뒤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을 능동감시 대상으로 분류하고 이들에게 코로나19 검사 대상임을 알렸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확진 기자와 같은 회의실에 있었던) 최고위원과 당직자들은 능동감시자로 분류됐다”면서 “통상적으로 접촉 3일 뒤에 받는 검사가 가장 정확한 만큼 29일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그러나 “대면 접촉이 많은 최고위원들은 오늘 바로 진단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면서 “음성일 경우 자가격리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31일에 다시 한 번 진단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오는 31일 2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도 2주간 밀접한 모임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가 코로나19 검사와 함께 2주간 밀접한 모임을 자제해야 하면서 국회의 마비 사태가 이날 현실화됐다. 여야의 당내 회의는 물론 상임위원회마저 줄줄이 취소되는 등 입법부의 대혼란으로 이어진 것이다.
민주당이 당초 이날 예정된 정책조정회의를 열지 못한 가운데 미래통합당 역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개최하지 못했다. 또 이날 예정됐던 법제사법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 등 9개 상임위의 결산심사 일정이 모두 연기됐다. 국회가 해당 기자의 확진으로 국회 본관과 소통관·의원회관 등을 모두 폐쇄한 데 따른 여파다.
통합당 역시 다음주 개최될 예정이었던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 일정도 상황에 맞춰 다시 확정하기로 결정했다. 통합당은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등을 통해 새 당명과 당헌·당규를 발표하는 등 ‘김종인표 혁신’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다만 통합당은 화상회의로 원내대표단 회의를 대체하는 발 빠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달 31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8월 결산국회 역시 상당 부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9개 상임위 연기에 이어 28일도 국회가 셧다운되는데다 8월 국회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2차 검사로 인해 국회 일정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은 국회 재난대책본부 회의에서 “9월 정기국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국회 개방보다는 강력한 선제 방역 조치를 위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국회 폐쇄 결정을 29일까지 연장했다. 따라서 여야는 28일 열릴 예정인 예결위 회의를 31일(경제 부문)과 9월1일(비경제 부문) 나눠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또 지연된 소위원회도 9월 국회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민주당은 지도부가 전당대회 당일인 29일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가지만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김상용·김인엽·김혜린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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