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국부유출 역외탈세 혐의자 및 국내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소득을 정당한 세금납부 없이 외국으로 이전한 혐의가 있는 다국적기업 43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한국 자회사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와 배달애플리케이션 ‘요기요’ ‘배달통’ 등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대상에 오른 43명 중 과세당국의 눈을 피해 스위스·홍콩 등에 개설한 비밀 계좌에 금융 자산을 은닉하고 세금을 탈루한 혐의자가 7명이다. 조세회피 목적으로 다른 나라 국적을 취득하는 국적 쇼핑, 인위적인 국내 체류 일수 조작 등의 수법으로 본인 또는 가족을 비거주자로 위장하고 편법증여·소득탈루 등 납세의무를 회피한 혐의가 있는 자산가가 6명이다. 해외현지법인 또는 사주 소유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법인자금을 국외로 유출한 혐의가 있는 사업자는 9명이다. 언택트 경제의 확대 등으로 국내에서 막대한 소득을 벌어들이고 있으면서도 정당한 세금을 내지 않고 외국으로 소득을 이전한 혐의가 있는 다국적기업이 21명이다.
온라인 플랫폼업체 A사는 특별한 경영자문 용역을 제공하지도 않은 외국 모법인에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수백억원을 지급했다. 이 국내 자회사는 적자를 내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았고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은 세금납부 없이 고스란히 국외로 이전했다. 유명 명품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다국적기업 B의 국내 자회사는 한국 시장에서 자사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게 유지되자, 지속적으로 여러 차례 가격을 올려 판매했다. 대신 국내에 내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외국 본사에서 수입하는 제품 가격 역시 지나치게 높게 책정(고가수입)하는 수법으로 국내 영업이익률을 낮춰 국내에 귀속될 이익을 부당하게 국외로 넘겼다.
넷플릭스 한국법인은 미국 본사에 경영자문료를 지급하는 식으로 세금을 회피하면서 국내 수입을 해외로 이전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증가한 상황에서 조세조약상 과세 대상이 아닌 소득으로 위장해 세금납부를 회피한 의혹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조사 과정에서 이중계약서 작성, 차명계좌 이용 등 고의적인 세금포탈 행위가 확인될 경우, 최대 60%의 가산세를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다.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은 “국내에서 막대한 소득을 올리는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정당한 몫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원칙이 반드시 지켜지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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