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국내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섰다. 개인이 증시를 이끄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여파로 테마주 중심의 단기 매매가 성행하면서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8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산한 일 평균 거래대금이 30조9,6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월평균 거래대금이 30조원을 돌파한 것은 역대 처음으로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액(9조3,000억원)과 비교해 3배 이상 많다.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변동성이 커진 지난 2월 이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올해 1월 11조9,000억원 규모였던 양대 증시 일일 평균 거래액이 6월 당시 24조원까지 오르며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였지만 이달에는 7월(23조9,000억원) 대비 29.5%가량 눈에 띄게 늘었다. 이달 거래대금은 사상 최대치 경신을 반복하며 지난 27일에는 하루에만 36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 거래액을 넘어서며 거래대금 상승을 견인했다는 점이다. 이달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 일 평균치는 14조7,800억원 규모로 7월 기록 대비 36.5% 급증했다. 광복절 연휴가 끝난 18일부터 이달 말일까지 코스닥 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15조6,700억원)은 코스피 거래액(15조1,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코스닥은 이달 중반부 이후 상승 흐름을 보이며 지난 27일(20조8,000억원) 역대 최대 거래액을 달성했다. SK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약 5,100일의 거래일 중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보다 많았던 기간은 425일에 불과한데 그중 47일이 올해 3월 이후다.
거래대금 증가 배경에는 개인의 단타 매매 활성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중반께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국내 증시 방향성이 모호해졌고 이에 따라 코로나19 치료제·온라인 교육 업종 등 코로나19 테마주에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거래가 빈번해졌다는 설명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8월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의 개인 매매 회전율이 증가했다”며 “코스피 추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느낀 개인은 단기 매매 위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아 이번 주에도 단기 매매 중심의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코로나19 테마주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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