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말 종료되는 고용유지지원금 일반업종 특례기간을 연장하고 장기 미취업 청년들에게 1인당 50만원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정은 또 17~34세, 그리고 50세 이상에 월 2만원의 통신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차 재난지원금 전체 수혜자는 약 3,3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7조원 중반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안에다 예비비를 활용한 경기대책까지 담아 최대 10조원의 긴급민생안정대책을 10일 내놓기로 했다.
8일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일반업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간을 현 180일에서 240일로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했던 지난 3월부터 대부분의 일반 중소기업들이 유급휴직에 돌입했기 때문에 현행 180일을 그대로 적용하면 이달 중으로 지원이 끊긴다. 중소기업의 경우 상한이 휴업수당(평균임금의 70%)의 67%였지만 코로나19로 노동시장이 악화하자 고용부는 4월1일~9월30일 한시적으로 보전비율을 90%까지 올렸다. 이달 중 종료되는 휴업수당 90% 특례의 경우 고용 불확실성과 재정 상황을 고려해 75%로 낮춰 연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4차 추경에서 소상공인·영세자영업자 지원에 3조원가량, 고용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에 2조원 규모를 각각 편성할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영업이 중단된 고위험시설 중 유흥주점과 단란주점을 제외한 10개 업종(노래방·뷔페·PC방 등)에 대해 일괄적으로 최대 20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정부가 손실 일부를 보상해준다는 차원에서 같은 업종이면 매출 규모·감소폭과 관계없이 같은 액수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본지 9월8일자 1·2면 참조
이와 함께 고위험시설이 아닌 소상공인들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의 기준선을 정해 그 아래에 해당하면 최소한의 요건만 확인해 100만원 정도의 새희망자금을 줄 방침이다. 신속히 집행되도록 가급적 사전심사를 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상당수의 소상공인에게 지원금을 줄 계획이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가능한 한 본인이 자신의 소득을 증명할 필요가 없는 방식으로, 정부가 이미 갖고 있는 행정자료와 전달 체계를 통해 대상을 선별하고 신속하게 지급하는 시스템으로 구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고용 취약층을 위해서는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등에 2조원이 투입된다. 앞서 1인당 150만원의 1차 긴급고용지원금을 받은 150만명의 자영업자와 특수고용형태근로자(특고)·프리랜서들은 별도 심사 없이 최대 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관건은 심사 절차에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신규 신청자다. 정부 관계자는 “추석 전 지급까지는 힘들더라도 최소 통보는 해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 미취업 청년에게 일시금 형태로 1인당 50만원을 나눠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신속한 집행을 위해 기존 전달 체계를 활용해야 하는 만큼 취업지원사업인 ‘취업성공패키지’나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통해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학교에 가지 못한 아이가 있는 가구에 대한 아동특별돌봄지원에는 약 9,000억원이 쓰인다. 상반기에는 7세 미만 미취학아동에 대해 40만원씩 지급했는데 이번에는 7세 미만 아동(230만명)뿐 아니라 초등학생(274만명)을 자녀로 둔 학부모까지 대상을 넓혀 20만원을 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기존 정부 지원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생계 위기에 처한 저소득층 대상 긴급생계비 지원 △비대면 활동이 늘어난 국민에 대한 통신비 지원 등 나머지 사업을 모두 합쳐 1조~2조원대 재원이 쓰일 예정이다. 당정은 17~34세, 그리고 50세 이상에 월 2만원의 통신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소득역진성을 감안해 경제활동이 많은 35~49세를 제외한 것인데 선정 기준이 모호해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의 직접 지원 대신 이동통신사 등 통신사업자가 요금을 감면하면 정부가 이를 보전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10일 발표되는 긴급민생안정대책에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별개로 예비비를 활용한 경기대책도 포함된다. 공공일자리 및 고용 유지를 위한 지원, 투자 활성화, 중소기업 금융지원 등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또 추석을 앞두고 성수품 공급 확대와 집중호우·태풍 피해 품목 비축물량 방출 등 서민물가 안정을 위한 방안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치권에서 통신비 지원 대상 확대 등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대책 규모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세종=변재현·황정원·하정연기자 garde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