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후 머리 없는 시신을 북한 고위 간부들에게 전시했다”고 말했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다음주 출간될 신간 ‘격노’ 발췌본을 보도했다. 이 책은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가 집필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격노’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서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 들은 내용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에게 “김 위원장이 모든 걸 말해줬다”며 “(김정은은) 고모부를 죽였고 그 시신을 바로 계단에 뒀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잘린 머리는 가슴 위에 놓였다”고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장성택을 처형한 후 시산을 고위 관리들이 있는 건물의 계단에 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장성택은 지난 2013년 12월에 국가전복음모죄로 처형으며 고사포로 그를 살해했다는 등의 보도가 나왔으나 어떻게 처형됐는지 정확히 확인된 바는 없다.
장성택은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부이자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의 남편이다. 한때 2인자 설이 유력하게 돌았으나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처형됐다.
AFP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장성택 참수사실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으로 김 위원장과의 친밀함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신간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노딜’로 끝난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시설 폐기와 관련해 “하나는 도움이 안 되고 둘도 도움이 안 되고 셋도 도움이 안 되고 넷도 도움이 안 된다. 다섯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영변은 북한의 핵 시설 가운데 가장 큰 곳이라고 반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은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맞받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더 이상 양보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당신은 합의할 준비가 안 돼 있다”며 “나는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이 북한 내 핵시설 5곳 중 1∼2곳만 폐기하려 했으나 미국 측은 나머지에 대해서도 추가 폐기를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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