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을 할 때 신용카드로 숙박비를 결제하면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정책이 시행하기도 전에 무산됐다.
14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조세연은 정부가 의뢰한 국내 여행 숙박비에 대한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제도 도입에 대한 조세특례 예비타당성 평가에서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게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숙박비 소득공제란 근로자가 국내여행 숙박비를 카드로 긁으면 연말정산에서 여기에 대해 소득공제 비율 30%를 적용하는 제도다. 소득공제 한도는 최대 100만원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서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숙박비 소득공제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조세연은 숙박비 소득공제가 시행되더라도 국내 여행 활성화 효과는 미미하고, 결과적으로 정부의 조세수입만 줄어든다고 결론 내렸다. 조세연 분석에 따르면 숙박비 소득공제를 전 국민에 적용하면 세수가 722억원 줄어드나 숙박비 지출증가 예상금액은 73억5,000만원에 그쳤다. 세수 감소분의 10.2%만 국내 여행 활성화에 쓰이는 것이다. 소득공제 정책을 총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자에 적용할 경우 세수는 471억원 감소하고, 숙박비 지출은 24억6,000만원 늘어날 뿐이었다.
조세연은 보다 종합적인 결론을 내리기 위해 2명의 예타 연구책임자와 외부 전문가 7명 등 총 9명을 대상으로 계층화 분석(AHP)을 진행했고, 모든 평가자가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방안이 적절하다고 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숙박비 신용카드 소득공제 정책이 해당 업계의 소득, 매출에 주는 효과가 미미하다”며 “제도를 추진할 계획이 없어 세법개정안에도 담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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