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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만의 정부인가요"…‘단톡방 집단행동’ 나선 뿔난 집주인

부동산 규제 정책 반발

단톡방 만들어 민원제기

단체행동 촉구 움직임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집회에서 임대차3법 등에 반대하며 시위하고 있다./연합뉴스




“9시입니다. 오늘도 민원 진행 부탁 드립니다.”

1,100여명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오전9시가 되자마자 ‘민원 독려’가 시작됐다. 이 오픈 채팅방의 이름은 ‘임대차 3법으로 인한 실거주자 매매·매수 피해자방’이다. 임대차 3법을 비롯한 정부의 주택 관련 규제로 피해를 호소하는 시민들이 모인 곳이다. 이곳에서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주무부처인 법무부와 국토교통부의 업무 담당자 연락처를 공유하면서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민원 전화를 쉴 새 없이 넣고 있다. 관련 법안을 주도한 여당 소속 국회의원들 또한 마찬가지로 민원 대상이다. 한 참여자는 “정부가 우리의 의견을 전혀 들어주지 않으니 어쩔 수 있느냐”며 “그나마 사람들이 많이 모여 목소리를 내야 조금이라도 덜 불리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모인 사람들”이라고 했다.

임대차 3법 등으로 ‘을(乙)’로 전락한 집주인들이 정부의 주택 정책에 반발하며 개설한 오픈 채팅방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오픈 채팅방 검색창에서 ‘부동산 대책’ ‘임대차 3법’ 등의 검색어를 입력하면 ‘반대 모임’ ‘피해자 모임’ 같은 채팅방이 수십 건씩 나온다. 위 사례처럼 참여자가 1,000명 이상 모인 곳도 적지 않다.

이곳에서는 각자 처한 사례를 호소하거나 정책의 문제점을 꼬집는 표현도 훨씬 원색적이다. 참여자도 집주인과 임대사업자, 단순 주택 보유자, 매수 대기자 등 천차만별이다. 한 참여자는 “개별 민원은 정부가 관심을 두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집단으로 진행해야 그나마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오픈 채팅방에서는 공무원 업무시간을 감안해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라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한 상태다. 쏟아지는 ‘민원 폭탄’에 연락이 닿지 않으면 팩스를 보내거나 다른 부서를 통한 민원 제기까지 하고 있다. 집단 민원 제기를 넘어 단체 행동을 촉구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들이 집단 문제 제기에 나선 ‘실거주 매수자의 계약갱신청구권 거절 불가’ 이슈는 당초 정부가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민원 폭탄’에 결국 크게 부각돼 정부가 설명자료를 내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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